같은 듯 다른 행보…유통가 라이벌 총수 분주
[뉴스핌=이수호 기자] 유통 라이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같은 듯 다른 행보에 업계 이목이 쏠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을 '창'에 정 부회장을 '방패'에 비유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들 총수의 발걸음은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이들은 원가 절감 등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서는 동시에, 최악의 경영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경영 전략 세우고 있다. 이들 경영 스타일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그룹은 최근 공격적인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는 '2018년 200조원 매출과 아시아 톱10 글로벌 그룹'이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그룹 재정비에 집중하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신 회장은 최근 롯데홈쇼핑 비리 문제로 그룹이 위기에 놓이자 이원준 신임 대표를 발빠르게 선임하면서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이 같은 행보는 그의 과감한 투자결정과도 일맥상통한다.
롯데는 올 상반기에 준공되는 제2롯데월드를 시작으로 롯데몰 수원역점과 부산롯데복합쇼핑몰 등 8개의 복합쇼핑몰을 오픈하며 공격적인 출점 계획을 내놨다. 기존에 진출해있던 중국 및 인도네시아의 롯데마트 역시 추가 출점을 확대해 아시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신 회장의 공격 경영은 맥주시장에서도 엿볼 수 있다. 맥주 '클라우드(Kloud)'를 론칭하며 맥주 시장에 진출해 기존 제품과 더불어 주류시장의 외연을 확대하는데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신 회장의 공격적인 투자성향은 오바마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도 엿보였다. 신 회장은 지난 26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가진 조찬간담회에서 롯데케미칼의 미주 석유화학 투자에 대해 직접언급하며 해외 진출 가속화에 대한 의지를 공식적으로 표명하기도 했다.
반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신 회장과 달리 정 부회장은 '돌다리도 두드린다'는 식의 방어 경영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신세계는 최근 들어 무리한 확장을 자제하며 기존 매장의 내실 강화에 좀 더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내실' 강화에 역점을 두는 모습은 그의 신중한 성격과도 무관치않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경영수업을 받는 동안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한 족적을 남기지 않으며 신중한 행보를 이어왔다. 정 부회장의 '신중론'은 최근 계약을 포기한 의왕시 복합쇼핑몰부지 계약에서도 엿볼 수 있다. 신세계는 지난 2012년 의왕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쇼핑몰 건립을 추진했지만, 토지비용 상승과 투자 효율성을 저울질 하던 끝에, 계약을 포기했다.
인천터미널 부지 역시 롯데의 공격적인 투자에 방어를 위한 소송을 진행하는 등 대응 방안을 모색했지만 이마저도 벼랑끝에 내몰린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성장의 고삐를 잡아당기는 신 회장과 내실강화에 역점을 두는 정 부회장의 모습이 대비되면서도 롯데의 전방위적인 공격적 투자에 신세계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롯데에 비해선 신중하지만 시장을 독점하도록 신세계가 내버려두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