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저축해야 서울아파트..연립은 6년
[뉴스핌=한태희 기자] # 지난해 가을 결혼한 김 모씨(33세)는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 있는 연립주택에 신혼집을 차렸다. 그가 저축한 돈과 부모님이 보태준 돈을 모아 1억5500만원을 주고 연립주택 3층에 입주했다.
그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살 생각도 했지만 대출 이자 걱정 때문에 곧 포기했다. 부인이 대학원 박사과정을 마칠 때까지 빚을 내지 않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서울에서 내 집 장만하려는 사람은 아파트보다는 연립이나 다세대주택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 좋은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내 아파트와 연립·다세대주택을 포함한 공동주택의 평균 매매값이 아파트 평균 매맷값의 절반 수준으로 자금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서울 25개 자치구 아파트 평균 매맷값은 5억261만원으로 지난 29일 국토부가 발표한 서울 공동주택 평균 매맷값 2억6439만원보다 2배 가량 비싸다.
서울에서 아파트 값이 싼 편인 노원구에서도 서울 공동주택 평균 매맷값을 상회한다. 노원구 아파트 매맷값은 평균 2억8926만원.
자료:부동산114 |
아파트를 사려면 웬만하면 10년 이상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가구당 월 평균 소득은 416만원. 평균 소득을 버는 가구가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않고 서울에서 중간 수준 아파트를 사려면 11년 동안 한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한다. 강남구에 있는 아파트는 23년을 모아야 살 수 있다. 반면 다세대나 연립주택은 6년치 월급을 모으면 살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직장생활을 막 시작한 사회 초년생이나 젊은 부부 중 상당수는 아파트보다는 자금부담이 덜한 연립·다세대 주택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성북구 안암동 21세기공인 관계자는 "래미안 안암 아파트 전용 84㎡ 매맷값은 4억원대지만 연립주택으로 가면 같은 면적으로 2억~3억원에 살 수 있다"며 "30대 젊은 부부는 아파트보다는 연립주택을 먼저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성북구 안암동 삼성공인 관계자도 "아파트는 40대 넘어 자리 잡은 사람들이나 보지 젊은 층은 아파트 살 생각도 못한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