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핵폭탄 발언…대통령, 선거중립 의무있어"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새누리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 정책토론회 정견발표장에서 김황식 후보가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김 후보는 정견 발표 중 자신의 출마는 박근혜 대통령의 제안으로 알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이혜훈 후보 등으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았다.[사진=뉴시스] |
김 전 총리는 2일 서울 당산동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정책토론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제 출마를 권유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6·4 지방선거에 개입한 것처럼 비쳐질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아울러 김 전 총리는 "박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애쓰셨던 많은 분들이 6·4 지방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을 교체해야 박근혜 정부가 순항할 수 있다"고 했다며 "(그에 대적할 만한) 적합한 사람이 '김황식이다'해서 출마해 달라고 권유를 많이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께서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참담한 마음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하면서 힘들어 하고 있다"며 "여러분들이 찬 바람 속에서 언발을 동동 구르며 만들었던 박 대통령을 저희가 도와야 하지 않겠느냐"고 동의를 구했다.
같은 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이혜훈 전 최고위원은 김 전 총리의 발언을 듣고 "핵폭탄 아니냐"며 "박 대통령은 지금 우리 당 대표가 아니라 나라의 대통령"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은 선거 중립에 엄정한 의무를 지고 있다"며 "(김 전 총리의 발언은) 지금 누구를 탄핵 위기로 모는 발언을 한 것 같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선거 중립을 위반해 국회에서 탄핵안이 통과됐었다"며 앞으로 후폭풍을 우려했다.
이에 김 전 총리는 "저를 도와주시는 분들이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헌신한 분들"이라며 "대통령의 그와 같은 생각을 받아서 한 것 아닌가 짐작한다"고 해명했다. 나아가 "그 이상의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야권은 일제히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박광온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을 통해 "김 후보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박 대통령은 명백하게 선거 중립의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이혜훈 후보의 말처럼 (대통령이) 탄핵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변인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사실관계를 명확히 조사해 엄정하게 조치할 것을 촉구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변인도 논평을 발표해 "박 대통령은 김황식 후보가 자백한 선거개입 여부에 대해 입장을 분명히 밝히시라"며 "그 뒤 국민의 준엄한 판단을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유 기자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