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부터 0.1%p씩 인하, 타 은행과 같은 수준
[뉴스핌=한기진 기자] '다이렉트 뱅킹' 공세를 펼치던 전북은행이 한발 물러섰다. 금융감독당국이 고금리 수신에 따른 자본력 악화를 지적하자 예적금 금리를 일제히 내리기로 했다.
5일 전북은행에 따르면 이 은행은 오는 16일부터 다이렉트 뱅킹 인기의 결정적 이유였던 고금리 예적금 금리를 0.1%p씩 일제히 인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은행권 유일의 3%대 예금(1년 만기)으로 인기를 모았던 JB다이렉트 예금의 금리는 3.0%에서 2.9%로 낮아진다. 여전히 은행권 최고 금리지만, 유일한 3%대라는 장점이 사라진데다 KDB산업은행의 KDB다이렉트 정기예금 2.85%보다 겨우 0.05%p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특히 전북은행은 수도권에 지점수가 13개로, 산업은행의 60개에 비하면 훨씬 적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 0.05% 금리를 더 받기 위해 업무 불편을 감수해야 할 이유도 사라진다. 다이렉트 뱅킹은 고객이 인터넷에서 다이렉트 뱅킹 가입 신청을 하고 지점을 직접 찾아가 통장을 개설하는 방식으로, 가까운 곳에 지점이 없다면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
전북은행의 예금 금리의 장점인 3%가 깨지면 적금은 다른 시중은행들과 같은 수준으로 내려 경쟁력을 잃는다.
JB다이렉트 적금(1년 만기) 금리를 3.10%에서 3.00%로 내리면, 부산은행의 e-푸른바다자유적금과 금리가 같다. 적금 금리가 0.1%p 낮기는 하지만 2.90%를 주면서도 업무 편의성이 매우 높은 외환은행의 매일클릭적금, 하나은행의 오!필승코리아적금2014와 비교해 차별성을 잃는다. 외환은행은 우대조건을 충족하면 2.92%까지 금리를 준다.
금리가 인하될 전북은행의 다른 JB다이렉트 상품은 입출금 통장 2.50%→2.40%, 적금(2년) 3.20%→3.10%, 적금(3년) 3.30%→3.20% 등이다.
전북은행은 JB다이렉트 뱅킹으로 수도권 우량 고객을 집중 유치하는 큰 재미를 봤다. 지난해 11월 시작한 이래 수신 고객수가 이달 초 2만명을 돌파했다. 고객 수와 수신 규모 추세를 보면 지난해 11월 4316명 967억원, 12월 6420명 1511억원, 1월 9487명 2284억, 2월 1만3278명, 3287억원, 3월 1만6779명 4462억원, 4월 1만9854명 5538억원이다.
전북은행의 올해 수신 증가 목표 12%(1조2000억원)의 절반을 이미 달성한 것이다. 김한 전북은행장 겸 JB금융지주 회장은 취임 이후 수도권을 집중 공략하면서 자산 규모를 급속도로 늘리고 있다. 총자산이 2009년말 7조2500억원에서 2013년말 12조6000억원으로 늘렸고, 올해는 10% 더 늘린 14조원을 목표로 잡았다.
이 과정에서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이 지난해 13.93%에서 올 1분기 12.21%로 낮아져 금융감독원이 김한 은행장을 불러 “은행 건전성을 관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광주은행 인수에 1000억원 정도 증자해야 하고 JB우리캐피탈도 2015년까지 1600억원 가량 자본확충을 해야 하는 등 BIS비율을 잘 관리해야 하는 시기”라면서도 “그동안 JB금융은 주주가치 희석을 최소화하면서도 기업가치를 올리는 것이 목표여서 주주에게 불리한 경영은 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