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만에 수도권 고객 2만명 유치, 1인당 3천만원 예치
[뉴스핌=한기진 기자] 호남이 터전인 전북은행이 수도권을 침공했다. 오프라인 점포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선보인 다이렉트 뱅킹(Direct banking)이 불과 6개월 만에 우량고객 2만여명을 유치했다. 이들은 1인당 평균 3000만원씩 전북은행에 예치했다.
그러나 높은 예적금 금리를 대가로 고객을 유치했기 때문에 순이자마진(NIM) 축소에 따른 수익성 저하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감독당국도 이점을 우려하고 있다.
2일 전북은행에 따르면 다이렉트 뱅킹을 지난해 11월 시작한 이래 수신 고객수가 이달 초 2만명을 돌파했다. 고객 수와 수신 규모 추세를 보면 지난해 11월 4316명(967억원), 12월 6420명(1511억원), 1월 9487명(2284억원), 2월 1만3278명(3287억원), 3월 1만6779명(4462억원), 4월 1만9854명(5538억원)이다. 4월말 기준으로 1인당 평균 3000만원씩을 예적금 상품에 예치한 셈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단기간에 2만명 고객을 확보한다는 것은 시중은행도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다이렉트 뱅킹이란 고객이 직접 온라인 상에서 통장을 개설하고 지점을 방문해 신분을 확인받아야 하는 등 고객 입장에서는 매우 불편한 금융서비스다. 다만 예적금 금리가 높은 장점이 있다.
이 같은 성과는 모두 높은 예적금 금리로 고객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다. JB다이렉트 예금은 3.0%, JB다이렉트 적금은 3.4%(모두 1년 만기 기준)로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KB국민은행의 e-파워정기예금 2.60%(인터넷 상품), e-파워정기적금 2.80%보다 높다. 상호저축은행의 평균 예금 금리도 2.80%고 가장 많이 주는 곳도 3.0%에 그친다.
이 같은 성장세에도 불구, 전북은행은 최근 속도조절에 나섰다. 금리도 지난해 11월 예금 3.1%, 적금 3.7%에서 낮췄고, 적금 월 불입한도도 계좌당 1000만원에서 1인당 1000만원으로 변경했다. 아무리 계좌수가 많아도 월 불입 한도가 1000만원을 넘을 수 없다.
전북은행의 다이렉트 뱅킹은 상품 고유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높은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받는다. 은행 입장에서는 수도권의 안정된 고객층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비즈니스가 가능해지며 지방은행의 취약점을 극복하는 데 성과를 보였다.
전북은행은 총 94개 영업점 중 73개가 전북지역에 쏠려있고 서울 11개, 인천 3개, 대전 6개, 세종 1개에 그친다. 그러나 올해 경영 목표로 지속성장을 위해서 수도권 등 역외 시장에 진출을 확대키로 했다. 또 올해 자산은 10.9% 늘린 14조원, 예적금이 반영된 예수부채는 12.2% 늘린 11조3656억원으로 잡았다.
그러나 예적금 금리를 높인 만큼 부작용으로 NIM이 악화되고 있다. 금융감독당국도 김한 JB금융지주 회장 겸 전북은행장을 불러 전북은행의 자산이 빠른 속도로 늘어남에 따라 BIS 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한 것을 우려했다.
게다가 전북은행의 모그룹 JB금융지주는 JB우리캐피탈 지분을 공개매수로 85%로 끌어올렸고 실사가 마무리된 광주은행 인수에 많은 돈을 써야 한다. 전북은행이 JB금융지주에 많은 돈을 배당해줘야 하고 채권도 발행해야 하는 등 자본력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