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규제 완화에 분양 아파트 웃돈 붙자 시세 ′반짝′
[뉴스핌=이동훈 기자] 올해 상반기 주택경기 약세에도 주요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몸값이 많게는 1억원 가량 올랐다.
재건축 사업에 속도를 내는 아파트가 늘어난 데다 최고가 대비 20~30% 하락한 시세가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전반적인 시세 하락기에 강남 아파트만한 투자처가 없다는 인식도 시세가 뛴 이유로 풀이된다.
24일 KB국민은행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서초동 ‘반포주공1단지’, 대치동 ‘은마아파트’, 송파동 ‘잠실주공5단지’,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등 주요 강남권 재건축 4개 단지의 가격은 평균 7500만원 올랐다.
자료 각 중개업소, KB국민은행 시세 |
반포 주공1단지 105㎡(이하 공급면적)는 지난 1월 16억5000만~17억원에서 이달에는 18억~18억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6개월새 1억5000만원 뛴 셈이다. 이는 지난 2011년 기록한 최고가(19억4000만원)의 97%까지 회복한 것이다.
이 단지는 특별건축구역 지정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호가가 상승했다. 특별건축구역은 창의적인 건축 설계를 하면 건축법상 규제를 완화해주는 제도다. 이를 통해 최고 층수를 당초 35층에서 40층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게 조합측 계획이다.
단지 인근 무지개공인중개소 사장은 “초과이익환수제 폐지 추진과 전매제한 완화, 소형주택 공급 의무비율 축소 등 재건축 호재로 시세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며 “한강변과 가깝고 교통, 교육시설이 우수해 주거 만족도가 높다보니 급매물도 거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101㎡는 연초 7억9000만~8억2000만원에서 이달 6000만원 오른 8억5000만~8억8000만원에 손바뀜이 일어나고 있다. 115㎡는 8억9000만~9억2000만원에서 9억7000만원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은마아파트는 재건축 속도가 지지부진하자 지난해에는 최고가 대비 35~40%까지 가격이 빠졌다. 하지만 시세 급락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과 이 단지 추진위원회가 자체적으로 정비사업 계획에 나서자 하락폭을 크게 만회했다.
송파 잠실주공5단지 115㎡는 지난 1월 11억~11억2000만원에서 이달 11억6000만~11억9000만원으로 6000만원 올랐다. 지난해 6월 10억2000만~10억4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1억원 넘게 상승했다.
개포동 주공1단지도 연내 사업시행인가 추진으로 시세가 연초대비 2000만~3000만원 뛰었다.
권일 닥터아파트 팀장은 “‘2.26 부동산 임대차 선진화방안’ 이후 주택경기가 얼어붙었지만 투자자들의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유효한 상태”라며 “작년 가격이 많이 하락해 투자가치가 높아졌고 정부의 재건축 규제완화 움직임도 호재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분양한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프리미엄(웃돈)이 수천만원 붙자 투자처로 강남만한 곳이 없다는 인식이 더욱 강해졌다”며 “과거처럼 시세가 폭등하진 않겠지만 재건축 사업이 빨라질수록 점진적인 오름세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