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대주주 지분 많고, 오일뱅크는 적어 부담…GS·S-Oil은 고배당 논란
[뉴스핌=정경환 기자] 정부의 배당 확대 추진에 정유사들의 향후 배당 행보가 관심을 모은다.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는 대주주 지분율 이슈, GS칼텍스와 S-Oil은 지속적인 고배당 논란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근 3년 정유 4사의 평균 배당성향은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한 3사가 모두 50%를 넘겼다. SK이노베이션이 57.47%, GS칼텍스가 58.00%, S-Oil이 51.21%를 기록했고,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3년 배당이 없었다.
50%가 넘는 배당성향은 국내 상장사 배당성향 평균이 21%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두 배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정유사들의 이 같은 고배당 경향이 최근 들어 정부의 배당 확대 정책과 맞물리면서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정유 4사가 저마다 배당 확대 여부를 쉽사리 결정짓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는 관측에서다.
SK이노베이션과 현대오일뱅크는 무엇보다 대주주 지분율 이슈가 부각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 여부도 고려해야겠지만, 대주주 지분율에 따른 배당 유인도 분명 있을 것"이라며 "그렇게 봤을 때, SK이노베이션은 배당 확대 가능성이 크고, 현대오일뱅크는 작아 보인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지분율 33.1% 인 SK C&C를 통해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구조다. 현대오일뱅크는 정몽준 전 회장이 10.2% 지분을 가진 현대중공업이 최대주주다. 상대적으로 총수 지분이 많은 SK이노베이션이 현대오일뱅크보다 배당 확대 유인이 클 것이란 설명이다. 게다가 최태원 회장은 현재 배당수익을 제외하고는 공식적인 수입원도 없는 상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배당 확대 여부는 경영환경 등을 고려해 차후 결정될 것"이라며 "아직은 올해 배당 계획과 관련해 정해진 바가 없다"고 언급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최근에는 투자를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배당을 하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도 배당보다는 투자에 초점을 맞출 계획으로, 궁극적으로는 정부 정책 기조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몽준 전 회장의 지분율은 배당 실시 여부에 있어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비해 GS칼텍스와 S-Oil은 국부 유출 논란이 부담이다. GS칼텍스와 S-Oil은 지금껏 다른 정유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해 왔는데, 외국계 회사의 고배당에 대해서는 그간 국부 유출과 관련한 논란이 이어져 왔다.
이는 정유업계 내에서 보더라도 현대오일뱅크 사례에서 충분히 확인할 수 있다.
과거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로 인해 아랍에미리트의 IPIC로부터 외자를 유치한 이후 2010년 IPIC가 물러날 때까지 약 10년 간 현대오일뱅크는 2005년 50%를 최고점으로 평균 13.76%의 배당성향을 보였다. 하지만 2011년 이후로 현대오일뱅크는 배당이 전무하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외국계 (지분율이 높은) 회사들의 고배당은 최경환 경제팀의 정책 방향과는 맞지 않다"며 "배당금이 내수 활성화에 쓰이지 못하고, 외국으로 빠져나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유사 관계자는 "외국계라고 해서 일방적으로 매도당하는 것은 억울한 면이 있다"며 "우리는 실적과 주주가치 측면을 고려해 일관된 정책 하에 배당을 실시해 오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