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침체 탈피 후 5년간 임금 인상 제자리걸음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실업률이 6% 선 초반으로 떨어지면서 고용 없는 회복에 대한 우려가 자취를 감췄다. 고용 확대 속에 미국 경제가 점진적인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새로운 비판이 고개를 들었다. 임금 인상이 빠진 성장이라는 지적이다.
19일(현지시각) 미국 노동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09년 미국 경제가 침체에서 벗어난 뒤 5년간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임금 상승률은 제자리걸음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월스트리트저널) |
과거 경기 확장 국면에 기록한 평균 임금 인상률이 9.2%에 달한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성장 사이클은 임금 인상이 배제된 것이나 다름 없는 실정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재닛 옐런 의장 역시 고용 시장의 건전성을 평가하는 데 임금 상승 속도가 잣대가 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비농업 부문의 신규 고용이 최근 6개월간 매월 20만건 이상 늘어났지만 임금 인상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긴축에 따른 파장을 흡수하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 다트머스 대학의 데이비드 블랜치플라워 교수는 “임금 인상의 정체는 주택 가격과 민간 소비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미부동산중개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기존 주택 매매가 지난해에 비해 3%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또 지난달 소매판매가 전월과 동일, 제자리걸음을 하는 데 그쳤고 월마트를 포함한 주요 유통 업체의 2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랜치플라워 교수는 는 “실업률의 가파른 하락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가 완전 고용에 이르기까지는 가야 할 길이 아직도 멀다는 의미”라며 “근로자들은 여전히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고, 상황이 급속하게 반전되리라는 기대를 갖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소득 불균형 문제 역시 회복 기조를 지속하는 미국 경제가 풀어야 할 난제로 꼽힌다.
상위 20%에 해당하는 미국 가계의 경우 2008년부터 2012년 사이 소득이 매년 평균 8358달러 증가했다. 반면 하위 20%의 경우 매년 소득이 275달러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9년과 2010년 10%를 넘어섰던 실업률이 최근 6.2%까지 떨어졌지만 고용의 질이 개선되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RBS 증권의 기 버거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5년 사이 고용 시장은 전례 없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며 “과거의 사이클과 전혀 다른 움직임이 연출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