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 등 아시아 이어 유럽 은행들도 위안화 비축 서둘러
[뉴스핌=권지언 기자] 각국 중앙은행들이 런민비(人民幣 위안화) 비축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위안화가 글로벌 준비통화로서의 공식 지위를 갖출 날이 머지 않았다는 관측이다.
주카 필먼 스탠다드차타드(SC) 중앙은행 및 국부펀드 부문 글로벌대표는 20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게재한 칼럼을 통해 위안화가 사실상 글로벌 준비통화로 인정받고 있으며, 공식화 역시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필먼 대표는 50개 이상의 중앙은행들이 외환 보유고에 위안화를 담고 있으며, 중국과 교역 및 투자 관계를 깊게 맺고 있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미는 물론 유럽 중앙은행들까지 위안화 투자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 초에는 프랑스 국립은행인 방크 드 프랑스가 위안화에 적극 투자 중임을 발표했으며, 지난 7월에는 스위스국립은행(SNB)이 인민은행(PBOC)과 통화스왑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유럽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이 두 은행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것은 다른 유럽 은행들도 위안화 투자에 따라 나설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필먼 대표는 이 같은 위안화의 비상이 미국 달러화의 글로벌 준비통화 지위를 당장 흔들 만큼은 아니지만, 국제통화 체제가 빠르게 다극화되고 있으며 그만큼 준비통화와 결제통화로서의 위안화 영향력도 급속도로 확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PBOC도 중앙은행들에 QFII (Qualified Foreign Institutional Investor, 적격 외국인 기관투자자)와 은행간 위안화 채권시장 참여 허용 등을 통해 위안화 투자를 도모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특별인출권(SDR) 바스켓에 위안화를 포함하는 방안을 내년 중으로 검토할 예정인데 이 역시 위안화의 국제화를 서두를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필먼은 위안화가 SDR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IMF가 중앙은행들의 위안화 투자 규모를 공식적으로 보고할 수 있도록 규정만 변경해도 위안화 국제화가 앞당겨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위안화가 자유로이 통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앙은행이 준비통화로 보고할 수 없게 제한하고 있는데, 필먼은 IMF가 중앙은행들의 실질적인 위안화 투자 움직임을 고려해 규정을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국제통화시스템의 안정성은 더욱 개선될 것이며, 국제 교역국으로서의 중국 지위와 위안화의 급속한 국제화 등을 고려한다면 중앙은행들은 앞으로 외환보유고에 위안화 비중을 확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