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형 택지공급 중단으로 사업중단 우려..미분양 택지 확보 등 전략 고심
[뉴스핌=이동훈 기자] 정부가 ‘9.1 주택대책’으로 경기도 분당, 일산과 같은 대규모 신도시 조성을 중단키로 해 중견 건설사들이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신도시 개발이 더 이상 추진되지 않으면 중견 건설사들의 '먹거리'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중견 건설사들은 신도시 택지를 매입한 후 주택을 지어 분양하는 사업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재건축 또는 재개발, 민간 아파트 시장에선 중견 건설사들은 대형 건설사에 자금력이나 브랜드에서 밀려 택지개발에 올인하고 있다. 공공택지는 추첨으로 분양해 중견 건설사들이 비교적 쉽게 사업지를 확보할 수 있다.
중견 건설사 참여가 많았던 ′동탄2신도시′ 공사현장 모습 |
주택 분양시장에서 ‘큰 손’으로 자리 잡은 호반건설이 가장 발 바쁘게 대응하고 있다. 내달 사장 및 임원이 참석하는 경영전략회의에서 향후 대책방안을 논의한다. 또 주택공급 방향, 재건축·재개발팀 운영 등 사업 다각화를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지금은 주택공급을 준비중인 보유 필지가 많아 일감부족 현상이 당장 나타나진 않을 것이란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 회사는 수도권에서 ▲동탄2신도시 ▲시흥 배곧신도시, 목감지구 ▲수원 광교 ▲의정부 민락 등 20여개 주택공급 필지를 확보한 상태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신도시 조성 중단은 대형 건설사보다 중견 건설사들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며 “당장은 필지 보유분이 많아 큰 영향은 없지만 향후 2~3년 후 필지 부족으로 분양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건축 시공권 강화 등 주택분양을 꾸준히 진행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전략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실 신도시 아파트 분양은 중견 건설사들의 각축장이자 주요 매출원이다. 경기 동탄2신도시에선 호반건설을 비롯해 우남건설, 계룡건설, 신안, 대원, 모아종합건설, 금강주택, 이지더원 등 중견 건설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남양주 별내 신도시에서도 신일건설, 남광토건, 동익건설, 신안, 대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우미건설은 도급사업 강화, 신도시 필지 추가 매입 등을 준비하고 있다. 그동안 아파트 분양에 치중했던 사업 방향을 오피스텔, 상가, 수익형부동산 도급사업으로 확대해 나간다. 이 회사는 현재 동탄2신도시, 구미, 천안 아산 등에서 택지 10개를 보유하고 있다.
우미건설 관계자는 “신도시 공급이 중단되면 중견 건설사들이 택지 보유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앞으로 공급되는 신도시 택지의 경우 입찰 경쟁률이 과거보다 상당히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전에 공급돼 유찰된 택지에 대해 사업성을 다시 분석해 택지 보유를 늘려나갈 계획이다”며 “보유 택지가 10여개 있고 2~3년전부터 사업 다각화를 위해 노력했기 때문에 당장 분양이 감소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도건설도 지방 재건축·재개발 시공권에 도전하는 등 사업전략 ‘새판짜기’에 들어갔다. 최근 대구에서 재건축 공사 2건을 수주한데 이어 향후에는 이를 보다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현재 7개 안팎의 택지를 확보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수도권 내 재건축 등 정비사업 공사 수주는 대형 건설사가 거의 장악해 중견사들이 진입하기가 쉽지 않다”며 “지방 재건축 및 지역조합, 직장조합 아파트 공사 등 틈새시장을 공략해 주택 공급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