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실물 경기 부양 '글쎄'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고수익률에 목말라 유럽 하이일드 본드를 공격적으로 사들였던 투자자들이 발을 빼는 움직임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의 실물경기를 디플레이션 및 침체 리스크로부터 구해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스페인 경기 불황[출처:AP/뉴시스] |
30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10년 만기 그리스 국채 수익률이 이날 28bp 급등, 6.81%까지 치솟았다. 이는 4개월래 최고치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에 따라 국채 신용등급이 가장 낮은 그리스 국채와 독일 국채의 수익률 스프레드가 지난 3월 이후 최고치로 벌어졌다.
그리스의 구제금융 졸업이 시기상조였다는 평가가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그치지 않는 데다 최근 핌코의 빌 그로스 사임 소식 역시 리스크가 높은 채권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린다는 진단이다.
무엇보다 근본적인 요인은 유로존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다. ECB가 금리인하와 함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시행할 움직임이지만 실물경기를 살려내는 효과는 지극히 제한적일 것이라는 회의감이 위험자산에 대한 경계감을 높이고 있다.
그레이록 캐피탈의 한스 휴메스 최고투자책임자는 “유럽 국채시장의 투자심리가 전반적으로 얼어붙고 있다”며 “유동성 흐름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ECB의 부양책에 대한 기대로 주변국 국채가 가파르게 상승했고, 현 수준의 수익률이 유지되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분기 30bp 하락했고, 같은 기간 스페인 10년물 수익률은 45bp 내렸다. 낙폭은 1분기 92bp와 2분기 56bp에서 점차 둔화되는 모습이다.
블루베이의 마크 다우딩 투자 평가 헤드는 “주변국 국채 수익률이 지나치게 하락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업계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국채를 매입할 가능성이 40%에 그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ING의 알레산드로 지안산티 전략가는 “주변국의 증시 및 채권시장 변동성이 상당히 높아졌다”며 “위험자산에 대한 매수 심리가 위축되는 한편 스프레드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