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최주은 기자] # 주부 A(46)씨는 필요한 물건이 생각날 때마다 롯데백화점을 이용한다. 물건을 살 때마다 멤버스 카드를 내밀어 포인트를 적립하지만, 정작 포인트를 사용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사용 기준인 1000점이 되기 전에 유효기간이 다 돼 포인트가 소멸되기 때문이다.
# 결혼을 앞둔 B(32·여)씨는 다니던 현대백화점에서 예물을 맞췄다. 얼마 후 포인트로 상품권을 바꿀 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다. B씨는 평소에도 백화점 쇼핑을 즐기는 편이지만, 포인트 사용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느 정도 실적에 도달해야 포인트로 상품권 교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백화점이 멤버스 제도를 운영하며, 포인트 적립서비스를 하지만 여전히 사용이 까다롭다는 지적이다.
적립율이 낮은데다, 상품권 전환은 5000 포인트 이상이 돼야 하는 등의 조건 때문이다. 여기에 포인트 유효기간은 대체로 적립 후 24개월로 기간 내 미사용 시 월 단위로 소멸된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통상 백화점은 1000원당 1점의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포인트 사용의 경우 과거 5000포인트 이상이 돼야 현금처럼 쓸 수 있었던 것을 최근 백화점마다 기준을 다소 완화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온라인에서 1포인트 이상, 오프라인에서 10포인트 이상, 롯데백화점은 1000포인트 이상이면 현금처럼 사용 가능하고, 현대백화점은 5000포인트 이상이면 상품권으로 교환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적립율을 감안하면 5000 포인트가 되려면 500만원 이상 결재해야 하는 셈이다. 포인트 유효기간 1년이면 연간 500만원, 월 41만6000원 이상 꼬박꼬박 지출해야 포인트 사용 조건을 맞출 수 있는 것.
이에 대해 일각에선 여전히 포인트 사용 문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런 문제가 금융권에서도 지적된 바 있어 카드업계는 최근 포인트 유효기간을 없애고 사용단위를 1원 단위로 가능케 하는 등 사실상의 제한을 모두 없앤 것과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백화점별로 살펴보면 롯데백화점은 0.1~0.5%의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포인트 유효기간은 2년이며 1000점 이상 되면 롯데멤버스 40여개 제휴처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신세계백화점 포인트 운용은 롯데와 비슷하다. 0.1% 포인트를 적립해주며, 유효기간은 2년으로 별도로 사용단위 제한은 없다. 다만 상품권 교환은 5000포인트 이상부터 가능하다.
현대백화점은 타사와 같은 통합 포인트제도가 아닌 고객케어프로그램 형식으로 운영한다. 현대백화점 카드를 사용하는 경우 상품권으로 돌려주는 페이백 비율이 타사보다 높지만 상대적으로 유효기간은 짧다.
1000원당 1포인트를 적립해줘 포인트 적립율이 0.1%로 타사와 같은 수준이다. 반면 유효기간은 적립 기간의 다음해 3월말까지로 타사보다 짧은 편이다. 가령 올해 적립한 포인트라면 내년 3월말까지 포인트를 사용해야 한다. 포인트가 5000점 이상이면 현대백화점 2만원 상품권을, 1만점 이상이면 5만원 상품권을 지급하는 등 폐이백 비율이 높은 편이다.
A씨는 “고가의 제품을 많이 사지 않지만 백화점을 자주 이용하는 편”이라면서 “포인트는 백화점에서 결재를 많이 하는 고객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지적했다.
B씨도 “카드사의 경우 사실상 포인트 사용에 대한 조건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면서 “아직 백화점은 그런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포인트 사용 문턱을 낮추고 있지만 카드사 포인트 운영과 다소 차이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백화점 포인트의 경우 여러 계열사와 통합 운영되기 때문에 사용 조건 완화 등의 의사 결정이 쉽지 않은 것도 하나의 요인”이라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