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현대오일뱅크가 올 3분기에도 '나 홀로' 흑자 행진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이번 3분기 실적은 지난달 부임한 문종박 신임 사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첫 시험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정유업계의 실적 부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정제 마진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유가 하락까지 겹친 것이 정유사들로선 뼈 아팠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이번 3분기 정유업계의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에는 환율이 문제였다면, 3분기에는 유가 하락의 영향이 컸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과 GS 그리고 S-Oil이 정유사업에서 적자가 이어질 것이란 게 기정 사실화돼 가고 있다.
오정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정유사업 기준으로 SK이노베이션과 GS 그리고 S-Oil의 올 3분기 영업손실은 715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2.1%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유업계 막내라고 할 수 있는 현대오일뱅크의 실적이 시장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작은 덩치에 불구하고 지난 2분기 394억원의 영업이익으로 정유 4사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오일뱅크의 흑자 행진도 이번 3분기에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실 2분기에도 흑자를 기록하긴 했지만, 전분기인 올 1분기보다는 이익 규모가 60% 이상 감소한 것이기에 그 같은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것.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다른 정유사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역시 좋지 않다"며 "구체적인 실적 내용은 아직 알 수 없지만, 2분기보다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흑자 지속 여부와 더불어 현대오일뱅크의 실적이 주목을 받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사장 교체 시기와 맞물린 터라 신임 사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평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달 14일 그룹사 사장단 인사를 일부 단행해 현대오일뱅크의 새 대표로 문종박 부사장을 승진 발령했다.
업계 관계자는 "문종박 신임 사장 입장에서는 타이밍이 좀 애매하게 된 것 같다"며 "부임한 지 얼마 안 됐지만, 3분기 실적이 2분기보다 안 좋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문 사장에게는 시작부터 큰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