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등 3400억 적자 추정
[뉴스핌=정경환 기자] 정유업계가 실적 악화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정유사들이 올 상반기에 대규모 적자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지며, 오히려 악화 추세가 강화되는 분위기다.
18일 정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S-Oil 그리고 현대오일뱅크 4사는 정유부문에서 총 3400억원 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정유부문을 기준으로 이번 상반기에 GS칼텍스가 약 2000억원, SK이노베이션과 S-Oil이 각각 1400억원 안팎의 적자를 본 것으로 안다"며 "현대오일뱅크는 1400억원 가량 흑자를 기록하며 그나마 선방한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정유사들의 이 같은 실적 악화는 이미 충분히 예견됐던 바다. 원화가 강세로 흐르면서 원가 부담을 준 데다, 정유사들의 대보수 기간이 주로 2분기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이한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환율의 절대적 수준보다는 그 흐름이 중요한데, 원/달러 환율이 내려가는 추세를 보인 것이 안 좋았다"며 "또한, 글로벌적으로 대보수 기간이 대부분 4월 경에 몰려 있어, 보수가 끝난 후 물량 부담도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언급한 정유사들의 상반기 실적에서 올 2분기 실적을 추정해 봐도 악화 추세는 분명해 보인다.
지난 1분기 실적을 감안했을 때, GS칼텍스는 이번 2분기 손실 규모가 약 1400억원, SK이노베이션과 S-Oil은 각각 1000억원, 900억원 가량의 적자가 예상된다.
GS칼텍스와 S-Oil은 지난 1분기 정유부문 영업손실이 각각 640억원, 520억원이었으며, SK이노베이션은 350억원 벌었다. 즉, GS칼텍스와 S-Oil은 적자폭이 확대됐고, SK이노베이션은 적자 전환한 셈이다.
GS칼텍스 관계자는 "갖가지 추정들이 와전된 것 같다"면서 "실적 집계가 아직 안 된 상황인데 그런 수치들이 나오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SK이노베이션과 S-Oil 측에서는 모두 "실적 공시 전이라 밝힐 수 있는 바가 없다"고 전했다.
상반기 흑자를 기록한 현대오일뱅크도 악화 추세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 1분기 1000억원흑자를 본 정유부문에서 2분기에는 대략 반토막나며 400억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다만, 경쟁사들이 크게 적자를 보는 가운데, 홀로 흑자를 이어가고 있는 점은 눈에 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무엇보다 원가를 절감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한다"며 "가능한 저렴하게 원유를 들여오기 위해 유종과 지역을 다양하게 가져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보일러 연료도 기름이 아닌 정제 부산물 코크스로 대체하고 있다"면서 "아울러 고도화 비율이 34.4%로 업계 내에서 가장 높은 덕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