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중계무역 줄고 해외 현지법인 늘어날 것"
[뉴스핌=우수연 기자] 한국은행은 국내기업의 해외 생산 형태 변화로 향후 국내총생산(GDP)보다 국내총소득(GNI)의 중요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4일 한은 정영택 경제통계국장은 기자단과의 워크샵 세미나에서 "국내기업들의 해외 생산에서 가공무역이 축소되고 독립채산형 현지법인 거래(직접투자기업)가 늘다보면 수익이 배당수입으로 잡히면서 통계상으로 GNI 규모가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외 직접투자가 늘면 고용과 GDP와의 상관관계가 계속 떨어지게된다"며 "이제는 (경제통계에서) 생산보다는 소득을 중시하는 추세로 옮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의 해외생산 방식으로는 ▲국내 기업이 해외기업에 원재료, 중간재 등을 제공하고 가공품을 국내외에서 판매하는 가공무역 ▲국내 기업이 해외기업으로 부터 상품을 구입해 제3국으로 판매하는 중계무역 ▲ 해외 현지 법인(직접투자기업)이 생산 및 판매를 직접 담당하는 해외 독립채산형 현지법인 등이 있다.
새롭게 편제된 통계(SNA2008)에서는 과거와 달리 가공무역·중계무역도 국내 GDP에 잡히게된다. 과거 통계에서 해외생산에 대한 개념이 '국경통과'였다면 이제는 최종 수익자를 중시하는 '소유권 이전'기준으로 변화한 것이다.
한편, 독립채산형 현지법인(직접투자기업)의 경우 순영업잉여가 배당수입으로 계상된다. 이 배당수입은 본원소득수지로 잡히며 GNI 규모를 확대시킨다.
한은은 중국의 가공무역 제한조치 강화, 중계무역의 주요품목인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정체 및 경쟁심화로 향후 가공·중계무역은 점점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상품수지가 악화되고 전체적인 GDP의 규모도 줄어든다.
중국의 가공무역 비중은 지난 2008년 41.4%에 달했으나 2014년 상반기 기준 31.6%까지 급락했다. 중국은 계속해서 금지품목을 추가하며 자국내 가공무역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반면 기업들의 해외생산에서 해외 독립채산형 현지법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 시안반도체 공장, LG디스플레이패널의 광저우 공장의 경우 독립채산형 현지 법인의 일괄생산체제로 전환한 바 있다.
정 국장은 "가공·중계무역이 줄면 상품수지는 줄고 (현지법인이 늘면) 본원소득은 개선되면서 GNI가 늘어나는 등 경상수지의 구조적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우수연 기자 (yes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