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준영 기자] 한국거래소가 투자한 라오스거래소(LSX)의 사전 타당성 보고서가 캄보디아 관련 보고서의 일부 내용을 그대로 가져다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는 표절한 타당성 보고서로 라오스에 투자했지만 적자 폭이 늘면서 부실투자 논란까지 일고 있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상규 의원실(통합진보당)과 업계에 따르면 2008년 3월 작성된 '라오스 증시 설립을 위한 현지 조사 보고서'는 외부 위탁 용역보고서 '캄보디아 증시 설립 용역보고서'의 후반부 내용을 그대로 가져다 사용했다.
보고서의 후반부에는 투자자보호제도 도입, 주식공급 및 수요 활성화, 회사채 시장 및 관련 인프라 구축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규 의원은 "라오스 보고서의 71쪽부터 끝(90쪽)까지 내용을 보면 캄보디아 보고서를 그대로 복사하고서 '캄보디아'라는 단어를 '라오스'로 바꾸기만 했다"며 "라오스 보고서 끝에 두 단락 정도만 첨부된 것만 빼면 복사기 수준"이라고 말했다.
외부 용역으로 작성된 캄보디아 보고서는 앞선 2007년 7월 20일 나왔다.
라오스 보고서는 증권선물거래소(현 한국거래소) 경영지원본부가 작성했다.
거래소는 라오스의 사전타당성 검토 보고서를 위해 항공료, 체재비 등 1700여만원을 사용했다.
거래소는 지난 2011년 라오스에 한국형 증권시장의 인프라 수출을 추진 비용으로 1200만달러(135억원)도 투자했다. 한국거래소는 라오스거래소의 지분을 49%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011년 4억9000만원, 2012년 12억4000만원, 2013년 12억800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와 합작으로 만들어진 라오스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은 국영전력회사(EDL-Gen)와 국영상업은행(BCEL), LWPC컨벤션 등 3개사뿐이다.
이 의원은 "한국거래소는 위조 수준의 보고서를 근거로 해외 투자를 해 대규모 손실을 봤다"며 "앞으로 거래소의 해외 투자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현재 우즈베키스탄과 미얀마, 태국, 베트남 등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 중이다.
이에 거래소는 "라오스와 캄보디아가 비슷한 상황이다 보니 결과적으로 내용이 비슷할 수 있으나 카피(복사)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뉴스핌 Newspim] 이준영 기자 (jlove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