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비상경영회의 당부사항...윤웅원 부사장 통해 전달
[뉴스핌=노희준 기자] "언제 선임됐고 누가 뽑았는지에 관계없이 오직 능력만 보겠다. 12월까지 인사는 없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사진)가 능력 위주의 인사 원칙을 천명했다.
KB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금융권 관계자는 29일 "윤 내정자가 이번주 초 그룹비상경영회의에서 윤웅원 지주 부사장을 통해 (계열사) 임원 인사와 관련해 이 같은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KB금융은 매주 월요일 지주 임원과 계열사대표들이 참여하는 그룹비상경영회의를 통해 'KB내분'사태로 인한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다. 윤웅원 지주 부사장이 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윤 내정자의 메시지는 아무것도 안 보고 '실력'만을 기준으로 인사에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선임자와 임기, 출신 등에 관계없이 오직 개인의 능력만 고려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능력 위주의 인사만이 'KB사태'로 사분오열된 구성원의 결속과 화합을 이루며 잠복해 있는 내부 채널간 갈등 문제도 최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윤 내정자가 능력 위주의 인사를 하는 기준은 '연말 실적'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또한 윤 내정자의 의사는 CEO(최고경영자)교체기의 혼란기에 혹시 동요할지 모를 각 계열사 대표들에게 불안해하거나 '다른 생각' 하지 말고 각자의 자리에서 업무에 매진해달라는 당부로 이해된다.
현재 윤 내정자가 회장과 행장을 당분간 겸임하는 방안이 유력한 가운데 은행을 제외한 10개의 계열사 대표들은 상당수가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에 임기가 만료된다.(표 참조)
다만, 윤 내정자가 '임기'도 보지 않겠다고 한 데다 보통 기존 계열사 CEO와 임원들은 회장 교체시에는 '관례상' 일괄 사표를 제출한다는 점에서 모든 임원들이 재신임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윤 내정자는 향후 내부 업무보고를 하는 경우에도 "형식적인 것에 얽매이지 말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어윤대 전 회장 시절에 지주 부사장으로 있다 KB를 떠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데다 내부 사정에 누구보다도 윤 내정자가 밝기 때문이다.
한편, KB금융은 이날 이사회에서 윤 내정자를 내달 21일 임시 주주총회에 추천할 회장 후보로 결정한다. 윤 내정자는 '경영자문' 계약을 체결하고 지주 사무실에서 업무 보고를 받기 시작한다.
KB금융 계열사 대표이사 현황 <자료=KB금융지주> |
[뉴스핌 Newspim] 노희준 기자 (gurazi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