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난이펀드' 트라우마 속 수익낼 때마다 자금이탈
[뉴스핌=이에라 기자] 일본의 추가 양적완화 소식에 일본 주식형 펀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엔화 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 속에 일본 증시 상승세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다만 한때 '못난이 펀드'란 오명을 썼던 트라우마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며 펀드 자금은 계속해서 유출되는 추세다.
10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36개 일본주식형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8.53% 이다. 글로벌주식형 펀드 성과(1.18%)를 7배 이상 웃도는 성과다.
같은 기간 '하이일본1.5배레버리지증권자투자신탁 H[주식-파생재간접형]C-F'과 'KB스타재팬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파생형)A'은 16%, 11%대의 탁월한 성과를 올렸다.
일본펀드는 1년 수익률도 14.70%로 글로벌펀드(2.12%)보다 양호하다.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일본펀드에서 자금이 계속 이탈되고 있다. 일본펀드는 지난 2007년 해외펀드 열풍 속에 큰 관심을 받았지만, 엔고와 경제 부진 속에 기대 이하의 수익률을 내자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 이후 아베노믹스에 힘입어 도쿄증시가 상승, 수익률 회복세가 뚜렷해지자 꾸준히 환매 물량이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펀드에서는 최근 1개월 동안 157억이 순유출, 3개월 동안에도 500억여원 가까이 빠져나갔다.
지난 3년 동안으로 보면 70% 수준의 높은 수익률을 올렸지만, 펀드에선 1000억원 이상 돈이 빠져나갔다. 2007년 한때 3조원을 웃돌던 일본펀드 설정액은 현재 3400억원 수준으로 고꾸라졌다.
한 운용사 임원은 "일본펀드의 경우 수익률이 많이 회복했어도, 절반 이상 물려있는 투자자도 있기 때문에 수익률이 회복할 때마다 환매 자금이 나오고 있는 것"이라며 "향후 성과가 개선될 때마다 자금은 계속 이탈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본 증시의 상승세를 이끈 엔저가 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말 일본은(BOJ)는 추가 양적완화 및 일본 공적연금(GPIF)의 자산조정 발표등이 엔화 변동성을 확대했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엔화가치 하락속도는 연말을 지나면서부터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중앙은행의 의도가 알려진 상황에서 자본이동이 빠를 수밖에 없다는 점과 미 경제지표 강화로 인한 달러강세 가능성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연준이나 유럽중앙은행(ECB)의 대응, 달러와 유로의 반응이 향후 엔화약세 속도를 결정할 것"이라며 "세계경기 위험이 감소하는 가운데 진행되는 엔화약세면 속도는 빠르지 않을 수 있지만, 엔화가 달러 당 120엔에 도달한 다음에 나타날 현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향후 엔화 유동성 증가와 일본의 공적연금의 해외투자 확대에 따라 당분간 엔화 약세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며 "다만 주변국들의 대응 및 일본 수입 기업들의 우려, 위험회피 성향 등이 엔화 약세 속도를 제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