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세혁 기자] 앤 해서웨이(32)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배우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듯하다. 이는 그가 쌓은 필모그래피가 증명한다. 19세였던 2001년 청춘로맨스 ‘프린세스 다이어리’의 주연으로 발탁된 그는 이안 감독의 문제작 ‘브로크백 마운틴’(2005)에 합류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듬해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로 여성들의 롤모델이 된 앤 해서웨이. 이후 ‘겟 스마트’(2008), ‘레이첼 결혼하다’(2008),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2010), ‘러브 앤 드럭스’(2010)까지 연착륙하며 당당한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흥행성을 인정받은 앤 해서웨이가 연기파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건 2012년에 이르러서였다. 세계를 강타한 ‘레미제라블’에서 비련의 여인 판틴을 열연한 그는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연기도 능한 배우로 우뚝 섰다. 앤 해서웨이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부른 판틴의 레퍼토리 ‘아이 드림드 어 드림(I dreamed a dream)’은 빌보드에까지 진입했다.
앤 해서웨이와 크리스토퍼 놀란(오른쪽). 두 사람은 2012년 '다크나이트 라이즈'에 이어 '인터스텔라'로 손을 잡았다. |
“내용도 모르는 상황에서 무조건 하겠다고 답했어요. 이유요? 그야 크리스토퍼 놀란이잖아요. 감독은 정말 창의적이고 개성이 넘쳐요. 좋은 영화를 만들 줄 아는 영리한 인물이죠. 무엇보다 배우들이 질문을 던질 때 늘 훌륭한 답변을 줘요.”
앤 해서웨이가 놀란의 작품에서 연기한 캣우먼과 아멜리아는 서로 다르면서 공통점을 갖는다. 대표적인 걸 꼽아달라는 질문에 그는 “둘 다 똑똑하다”며 웃었다.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캣우먼은 생존능력이 대단히 뛰어나요. 그런 면에서 지능이 높다기보다 눈치가 빠르죠. ‘인터스텔라’에서 쿠퍼(매튜 맥커너히)와 여행을 떠나는 아멜리아는 매우 이지적이고 똑똑한 인물이에요. 캣우먼과 다르면서 비슷한 점을 가진 매력적인 캐릭터죠.”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아멜리아는 행성 탐사팀의 홍일점이다. 우주인 연기 자체가 처음인 앤 해서웨이는 몸을 짓누르는 우주복을 입고 강도 높은 액션을 소화해야 했다.
“솔직히 처음 우주복을 입었을 땐 마냥 기분 좋았어요. 뭔가 제가 큰 힘을 얻은 기분이었죠. 하지만 40분쯤 지나자 우주복 무게가 느껴지더라고요. 특히 우주복 입고 물속을 뛰는 장면은 정말 힘들었어요. 30m가량 죽자고 뛰었는데 한 번 더 찍자더군요. 도저히 연달아 뛸 수 없어 쉬면서 했죠. 안되겠다 싶어 헬스도 하고 몸도 만들었어요. 여담이지만 무중력 연기는 와이어로 촬영했어요. 한 발로 서서 무중력을 표현한 적도 있죠.(웃음)”
2004년 영화 ‘프린세스 다이어리2’로 한국을 방문(비공식)했다는 앤 해서웨이. 10년 세월이 흐를 동안 연기력과 지명도 모두 몰라보게 성장한 그는 내면적으로도 한층 성숙해졌다고 자평했다.
“10년 전과 지금의 저는 ‘다행히’ 매우 달라졌어요. 성숙했다는 의미죠. 예전보다 전 훨씬 친절해졌고 주위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됐어요. 주어진 인생과 직업 역시 스스로 만족하죠. 무엇보다 내려놓는 법을 배웠다는 점이 좋아요. 어릴 땐 제 생각만 고집했는데 언젠가부터 내려놓게 되더라고요. 덕분에 마음도 편하고 남을 대하는 자세도 겸허해졌죠.”
'인터스텔라'에서 성간여행을 떠나는 쿠퍼와 아멜리아를 연기한 매튜 맥커너히(왼쪽)와 앤 해서웨이 |
“이성이냐 사랑(감정)이냐 문제죠. 실제로 전 이전엔 이성을 따랐지만 요즘엔 아무래도 사랑이 먼저에요. 감정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죠. 물론 그게 항상 행복한 결과와 연결되진 않지만요. 아멜리아 역할이 좋았던 건 그 장면에서 잘 드러나요. 일반 영화는 대개 여주인공이 남자주인공과 사랑에 빠지는 설정을 고집해요. ‘인터스텔라’는 달라서 좋았어요. 여성캐릭터가 강하고 독립적이고 틀에 박히지 않아서 매력적이었죠.” [사진=워너브러더스]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