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진영 기자] 슈퍼주니어 규현이 첫 솔로 앨범 타이틀곡 '광화문에서'로 소리없는 강자의 위력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3일 발매 이후 실시간 음원 차트 정상으로 올라선 이 곡은 셋째주에 이르기까지 토이 유희열의 '세 사람'과 음원과 음반 양 부문에서 주간 1위를 다투고 있다.
슈퍼주니어 11명의 멤버 중 첫 솔로로 출격한 규현의 성적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복병이라는 점에서 '대박'이라 할 만 하다. 대형 아이돌을 내세운 SM엔터테인먼트에서 올해 좀처럼 보여주지 못한 음원 롱런이라는 점에서도 의미있다.
◆ 슈퍼주니어 막내에서 뮤지컬 배우, 솔로 뮤지션으로
슈퍼주니어 멤버 중 13번째인 마지막으로 합류한 규현은 '보컬 라인' 중 한 명으로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매력적인 외모와 좋은 신체 조건으로 슈퍼주니어의 한 축을 담당하면서도, 규현은 메인 보컬인 예성, 려욱과 보컬 유닛 'K.R.Y'로 감성적인 발라더로서 자질을 내보였다.
이후 규현은 2010년, 뮤지컬 '삼총사'의 달타냥으로 뮤지컬 배우로 데뷔했다. 실력에 관해 까다로운 시선과 장벽이 높은 공연예에서 아이돌 출신으로 곱지 않은 시선도 받았던 것이 사실. 하지만 그는 점차 스스로 발전하며 '캐치미이프유캔' '해를 품은 달' '싱잉인더레인' '그날들'까지 다수의 작품에 주연으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 규현은 슈퍼주니어로 2년 만에 컴백해 'MAMACITA'로 활동하고, '슈퍼쇼6'을 진행하던 와중에 그룹 중 최초로 솔로 앨범 소식을 알렸다. 갑작스럽긴 했지만, 막상 뚜껑이 열렸을 때 차근차근 준비해 온 그의 노력과 열정을 단박에 느낄 수 있었다. '광화문에서'가 음원과 음반에서 선전한 것도, 슈퍼주니어 첫 솔로로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한 것도 어쩌면 모두 그의 숨은 노력 덕분이라 짐작이 가능했다.
◆ 국내 뿐만 아니라 아시아 차트도 점령, 차세대 '발라드 황태자' 될까
규현의 첫 솔로곡 '광화문에서'는 시작은 미약했으나 그 울림은 점차 커져가는 모양새다. 슈퍼주니어와 규현의 열성적인 팬들 뿐만 아니라, 대중이 몰라봤던 매력을 음악으로 보여줬다. 토이 유희열을 비롯 YG의 유닛 하이수현, GDX태양에 에픽하이와 AOA 등 만만찮은 상대들이 포진해 있음에도 규현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그리고 규현의 목소리는 국내에 이어 해외에서도 통했다. '광화문에서'는 아시아 8개 지역의 성적을 합산한 아이튠즈 종합 앨범차트 1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룬 데 이어, 세계 각국 아이튠즈 팝 앨범차트 상위권에 등극했다. 또 규현은 음원, 음반차트에 이어 뮤직비디오 차트 정상에도 오르며 아시아권에서 인기를 재차 확인했다.
아시아의 뜨거운 인기에 보답하듯 규현은 '광화문에서' 중국어버전 음원을 지난 26일 발매했다. 그리고 중국 아이치이 뮤직비디오 차트 1위, 미국 빌보드 월드 앨범 차트(29일) 2위, 대만 음반 판매량 집계 사이트 FIVE MUSIC의 한일 주간 차트 2위라는 기록까지 추가한 규현. 현재 활동 중인 남성 발라드 가수 중에 이처럼 국내외 관심을 한 몸에 받는 가수는, 규현이 유일하다.
◆ 가까이서 직접 만나는 '아날로그 소통', 짧은 활동도 아쉽지 않다
규현은 지난 13일 '광화문에서'가 수록된 첫 솔로 미니 앨범을 공개하며, '가을 음악회'란 타이틀로 쇼케이스를 열었다. 작은 공간에 마련된 공연이었지만, 언론 관계자들과 함께 팬들을 초대했다. 이 자리에서 타이틀곡 ‘광화문에서’와 ‘깊은 밤을 날아서’‘나의 생각, 너의 기억’ 등을 포함한 총 5곡의 무대를 공개했다.
특히 규현의 솔로곡 '광화문에서' 활동은 2-3주 정도로 예상됐다. 슈퍼주니어 투어 '슈퍼쇼6', 뮤지컬 '그날들'을 병행하며 스케줄을 조정해야 하는 사정 상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성적이 좋기에 팬들에겐 더욱 아쉬움은 짙게 남을 듯 했다.
그런 팬들을 위해 규현은 28일 서프라이즈 미니 콘서트로 스페셜 라이브 무대를 준비하는 성의를 보였다. 당초 공개한 1차 공연은 오후 1시 30분 서울 이화여대 학생문화관에서 열렸고, 구름떼처럼 몰려든 관객은 규현의 목소리에 젖어 들었다.
이날 하필 비가 내려 공연 상황은 좋지 않았지만, 분위기는 배가됐다. 2차 공연 장소와 시간은 오후 9시30분 강남 코엑스 아티움 앞. 규현은 "우산이 휠 정도라니... 난.. 운이 없는 건가..."라는 글을 트위터에 남기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날씨는 돕지 않았지만 진심은 빛났다. 쌀쌀한 바람이 부는 늦가을 쓸쓸한 이들의 마음을 달래주는 노래와 규현의 '아날로그 소통'은 꽤 잘 어울렸다. 짧지만 강렬한 기억으로 남을 2014년을 되살릴 그의 두 번째 홀로서기가 기다려진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사진=SM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