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양진영 기자] 로이킴이 두 번째 연말 콘서트 '우리의 겨울 #2'로 한파로 꽁꽁 얼어붙은 팬들의 마음을 녹이고, 행복한 연말 분위기를 불어넣었다.
로이킴은 20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연말 콘서트 '우리의 겨울 #2'로 지난 전국투어 'HOME'에 이어 다시 한 번 팬들과 만났다. 이번 콘서트는 21일까지 2일간 열렸으며, 총 3천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이번 로이킴의 연말 콘서트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춘 신곡 'IT'S CRISTMAS DAY'를 최초 공개하며 많은 이들을 즐겁게 했다. 지난해 '우리의 겨울 #1' 이후 등장한 '로이 산타'의 특별한 연말 선물이 된 공연의 포인트 세 가지를 짚어봤다.
◆ 로이킴이 부르는 캐럴과 팝송, 감성과 연말 분위기 다 잡았다
연말 콘서트답게, 로이킴은 특별히 좋아하는 데미안 라이스의 팝송을 선곡해 팬들의 마음을 감동으로 일렁이게 했다. 로이킴이 차분하게 읊조리는 'THE GREAEST BASTARD'의 영어 가사는 애절한 감성이 담긴 채로 관객들에게 전달됐다. 그는곡의 분위기에 흠뻑 빠져든 객석에 반전되는 클라이막스를 열창하며 뜨거운 감동까지 전달했다.
노래가 끝난 뒤, 로이킴은 "노래가 참 슬프다. 데미안라이스를 제가 정말 좋아한다. '세상 최고의 개자식'이란 뜻의 제목이다"면서 "이별한 후에 그 원인이 나는 아니었겠지, 하는 내용인데 하지만 아마 그사람이었을 거다. 저는 그러지 않았는데 뭔가 몰입이 된다"고 이곡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연말 무대를 위해 로이킴이 특별히 준비한 무대도 관객들을 즐겁게 하기에 충분했다. 붉은 색 정장을 입고 등장한 '로이 산타'는 'HAVE YOURSELF A MERRY LITTLE CRISTMAS'와 'SANTA CLAUS IS COMING TO TOWN'을 부르며 연말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특히 로이킴은 'SANTA CLAUS IS COMING TO TOWN' 순서에서는 선물 꾸러미를 든 채 객석으로 난입해 '로이버터칩'을 비롯한 선물을 객석에 뿌리며 팬들과 가까이서 만났다.
로이킴의 서비스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모든 순서를 마치고 앵콜까지도 다 부른 뒤 팬들이 하나 둘 자리를 뜨는 시점에서 그는 다시 등장했다. 그리고 "밖에 길이 많이 얼었더라. 이륜차 조심하시라"고 추운 귀가길에 나서는 팬들을 걱정했다. 홀로 기타를 연주하며 데미안 라이스의 'THE PROFESSOR'을 불러주는 다정다감함에 팬들의 떠나는 발걸음은 마지막까지 따뜻할 수 있었다.
◆ 차분하고 심심할 거란 편견? '로이킴만 따라와!'
로이킴이 나이에 비해 약간은 노숙한(?) 음악을 선보여 왔기에, 그의 콘서트가 심심하지는 않을까 하는 편견이 있을 듯 하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이런 시선을 보기 좋게 비껴가며 흥이 넘치는 무대도 선보였다.
거미의 '어른아이'부터 시작해 김건모의 '서울의 달'을 연이어 부르며 로이킴은 "좀 취해볼까"라면서 객석에 불씨를 당겼다. 이어 정규 1집 수록곡인 '나만 따라와'를 열창하자, 팬들은 "따라와!"를 일제히 외치며 무대 위 로이킴과 하나가 돼 노래를 즐겼다.
로이킴의 지난 히트곡인 여름 시즌 송 'LOVE LOVE LOVE'와 봄 시즌송 '봄봄봄'까지 빠른 템포의 곡들이 공연장을 채웠다. 로이킴 공연 객석의 과반수를 차지한 2030 여성 관객들도 조금은 수줍은 듯 하면서도, 한 목소리로 그에게 호응했다.
'슈퍼스타K' 후배인 박재정이 깜짝 등장한 게스트의 무대도 색다른 볼거리였다. 로이킴은 그와 함께 할 노래로 '취중진담'을 선곡했고, 김동률의 명곡인 이 곡의 전주가 나오면서부터 팬들은 환호하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취중진담'은 박재정의 좀 더 남성미 넘치는 발성과 로이킴의 달달한 목소리가 어우러져 색다른 매력의 무대를 꾸몄다. 의도치 않게 두 남자의 경연장이 된 듯한 분위기로 무대는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 로이킴의 필승법, 달달한 가창력으로 무장한 '힐링 무대'
로이킴은 역시나 서정적이면서도 달달한 보이스와 어우러진 힐링송의 대가다. 이날 'IT'S CRISTMAS DAY'로 오프닝을 장식한 그는 지난 가을 발표한 정규 2집 'HOME'의 수록곡 '날 사랑한다면' '잘 있나요 그대'로 채 녹지 않은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겨울에 맞춰 가사를 살짝 수정한 '가을에', 최근 공개한 SBS 드라마 '피노키오' OST, 같은 소속사 나튜가 다시 불러 화제가 됐던 '도통 모르겠네'를 부르며, 로이킴은 객석과 가까이 가서 앉아 노래하는가 하면, 품 안에서 하트를 꺼내 보이기도 하며 팬서비스를 했다.
후반부 'HOME'에 이르러서는 로이킴만의 감성이 극대화됐음은 물론, 객석의 모두가 하나가 돼 위로를 받을 수 있는 무대가 완성됐다. 순서상 마지막 곡인 '영원한 건 없지만'과 앵콜로 부른 '기다림'과 'LONG D'까지 열창하며, 로이킴은 팬들과 잠시 헤어져야 하는 아쉬움을 가득 드러냈다.
로이킴은 "물론 아쉽지만 아쉬워야 나중에 또 더 반가울 수 있는 듯 하다.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 덕분에 제가 웃고 울고 즐겁고 화나고 행복한 감정을 즐길 수 있어 감사하다. 더 좋은 음악으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내며, 다음을 기약했다.
로이킴은 자칫 식상할 수 있는 연말 레파토리를 '로이킴' 답게 꾸며내는 데 성공했다. 필승 정공법인 '로이킴의 음악'으로 팬들과 소통하고 공감하는 한편, 진솔하고 꾸밈없는 멘트로 진심을 전달했다.
사실 로이킴은 학업으로 인해 연초엔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야 하는지도 모르는 상황. 짧은 시간 활동하는 아쉬움을 털어내기라도 할 것처럼 그는 올해 전국 투어와 연말 공연으로 쉬지 않고 노래하며 완성도 있는 공연을 노련하게 이끌어가는 뮤지션임을 증명해냈다. 이제는 로이킴이 말한 대로 '더 좋은 음악'으로 돌아올 날을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 [사진=CJ 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