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M엔터테인먼트, 뉴스핌DB] |
몇년 전부터 꾸준히 나왔던 한류 위기론에도 불구하고 국내 대형급 아이돌들은 상당히 안정적으로 해외 투어를 진행하며 일본과 아시아에서 그들만의 입지를 단단히 구축했다. SM(에스엠)의 거의 모든 아이돌들이 단독 해외 투어를 성황리에 마쳤고, YG(와이지엔터테인먼트) 빅뱅과 위너, 솔로 태양까지 대규모 투어를 마무리했다. 씨엔블루, JYJ 등 타 기획사 복병들의 활약도 빛났다.
전세계를 물들였던 K팝 열풍의 핵인 '아이돌 그룹'의 최대 경쟁력은 대규모 해외 투어가 가능하다는 점에 있었다. 저물어가는 2014년을 정리하며, 다양한 해외 투어에 집중했던 아이돌들의 활동을 모아 살펴보고, 다른 해에 비해 두드러졌던 경향을 되짚어 본다.
◆ 아이돌 왕국 SM·YG, 소속 아티스트 동시다발 亞투어 개최
가히 '아이돌 왕국'인 SM에선 샤이니와 엑소, 슈퍼주니어, 동방신기, 소녀시대 등 대표 아이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투어를 진행했다. YG에선 빅뱅 돔 투어와 대성, 태양이 솔로 투어로 일본 열도를 재차 들썩이게 했다.
샤이니는 지난 9월부터 일본 치바, 도쿄, 오사카, 고베, 나고야, 후쿠오카, 히로시마, 니가타 등에서 일본 전국 투어 '를 펼쳤다. 일본 전국 20개 도시의 각종 홀과 아레나에서 열린 30회 공연에 총 20만 관객을 동원했다. 동방신기는 올해 일본 투어로 60만명에 육박하는 팬들을 동원한 것으로 알려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들은 12월 서울에서 연 단독 공연 'T1STORY'를 중국 베이징과 상해로 확장하기도 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
YG의 빅뱅은 11월 나고야를 시작으로 오사카, 후쿠오카, 삿포로, 도쿄돔까지 총 5개 도시 11회 공연으로 53만여 관객을 동원하는 대규모 돔투어 중이다. 신예 위너의 활약도 이례적이었다. 위너는 9월부터 삿포로, 후쿠오카, 나고야, 남바, 도쿄 5개 도시에서 11회에 걸쳐 제프 투어를 진행했다.
또 태양은 정규 2집 'RISE'로 국내에서 큰 사랑을 받은 뒤 'SOL JAPAN TOUR 'RISE' 2014' 투어를 일본에서 진행, 총 6개 도시 13회 공연 7만명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 해외에서 더 강하다…씨엔블루·틴탑·2PM·JYJ '전세계를 무대로'
중소 기획사 아이돌들도 해외 투어에선 대형 아이돌 못지 않은 강세를 보여줬다. 특히 한류 바람이 불기 전 이미 아시아에서 단단한 팬덤을 구축한 JYJ의 기세가 빛났다. 상반기에 '하이킥 투어'로 전세계를 돌고온 틴탑의 선전도 볼 만했다.
FNC엔터테인먼트(에프엔씨) 씨엔블루는 총 10만 명을 동원하며 도쿄 부도칸을 시작으로 지난 12월 4일 나고야 가이시 홀까지 총 5개 도시에서 8회 공연을 매진시키며 ‘CNBLUE ARENA TOUR 2014-WAVE)’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FNC엔터테인먼트] |
JYJ는 8월 초 서울 공연을 시작으로 홍콩, 북경, 호치민, 성도, 타이페이, 상하이를 거쳐 어제 방콕 까지 총 10만 명의 팬을 모으며 '아시아 투어'를 마무리했다. 이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 11월 JYJ 첫 돔투어에 나섰다. 도쿄돔, 오사카돔에서 총 17만5000여 관객을 동원했으며, 오는 2015년 후쿠오카돔에서 투어를 마무리한다.
◆ 한류의 원동력 '아이돌 파워', 지속 가능할까
2014년 아이돌들의 해외 투어에서는 지난해 빅뱅, 인피니트 등이 월드 투어에 나선 것에 비교해 그 범위가 축소됐단 점이 눈에 띈다. 2PM과 틴탑이 월드 투어에 나서기는 했으나, 미주와 유럽을 모두 포함하는 일정은 비껴갔다. 특히 올해 SM의 엑소와 슈퍼주니어, JYJ 정도의 대형 아이돌들도 아시아 투어를 진행했고, 대부분 일본 아레나 투어로 규모를 상당히 축소했다. 한류의 황금기가 지났다는 말처럼 대부분 약간은 위축된 모양새다. 과연 투어 열기가 안정적으로 지속될지 가요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류 타격에 이목이 쏠린 가운데, 올해 해외 투어에 집중하던 그룹 B.A.P가 소속사 TS측과 정산 문제로 이견을 보이며 전속계약무효소송을 내며 아쉬움을 더했다. 데뷔 이후 3회 이상 국대 대규모 콘서트를 열고, 아시아와 유럽, 남미까지 돌며 투어형 아이돌로 성장해온 B.A.P의 소식은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들처럼 월드 투어가 가능한 역량의 아이돌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점 역시 한류의 지속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
특히나 SM이나 YG같은 상장 연예 기획사의 경우, 소속 아이돌의 투어 수익은 상당히 중요하다. 음원, 음반 판매 수익과 함께 그 규모가 큰 것은 물론, 대규모 투어로 인한 매출은 분기 실적으로 이어지며 회사의 주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 타 중소기획사에서도 국내에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팀이라면 해외 투어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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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이 공식적으로 "팬들이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간다"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2015년 더 화려하게 쓰일 투어 성적에 내심 기대가 쏠린다. 최근 경향인 무작정 대규모 월드 투어에 나서기보다는 정확한 타깃팅을 통한 한류의 재도약 가능성 역시 눈 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