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株 제외하면 실적 성장세 양호…저유가 수혜
[뉴스핌=김성수 기자] 새해를 목전에 둔 최근까지도 미국 증시가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이 올 초부터 미 증시 거품론을 강력히 주장했던 것이 무색할 정도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6일(현지시각) 2088.78을 나타내면서 연초 이후 52번째 신고점을 기록했다.
2014년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 추이 [출처: 구글] |
이렇듯 미국 기업들의 실적 성장세가 미약한 수준에 그쳤는데도 주가가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었던 비밀은 무엇일까?
델러스모닝뉴스는 이에 대한 해답을 '유가 폭락'에서 찾았다. 먼저 ▲S&P500지수 구성종목에서 순익 정체를 겪은 기업은 주로 에너지주에 그쳤고 ▲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다른 산업들은 오히려 저유가의 수혜를 입었다는 분석이다.
S&P500지수에서 에너지 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9개 부문은 올 4분기 순익이 5% 상승했다. 이는 과거 평균(7%)에서 크게 떨어지지 않는 결과다.
에너지 종목 중에서도 모든 기업이 타격을 받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원유 탐사나 유전 서비스를 하는 기업들은 유가 하락이 악재로 작용했지만, 원유 유통 업체에는 호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유회사 셰브론의 주가는 지난 7월 135달러에서 이달 중순 들어 100달러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지난 26일 다시 113.25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반등에 성공했다.
또 유가 하락은 경제 전반에 걸쳐서는 비용 절감 등 긍정적 부분이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 호조와 맞물려 전반적인 투자 전망이 개선되는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의 올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연율 환산 5.0% 성장한 것으로 확정, 발표됐다. 이는 11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성장세다.
호지캐피탈매니지먼트의 에릭 마샬 리서치부문 디렉터는 "원유 가격은 우리 삶의 거의 모든 부문에 영향을 미친다"며 "상점에서 판매하는 식품이나 장난감뿐만 아니라 물건을 상점으로 실어나르는 데 필요한 운송 비용도 모두 유가의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미 증시가 현재 역대 최고치라 해도 과도하게 고평가된 상태라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미국 증시의 예상 주가수익배율(PER)은 15.8배로, 지난 10년간 평균치인 14.1배를 소폭 웃도는 데 그쳤다.
마샬 디렉터는 "미국 증시는 현재 매력적인 수준에서 밸류에이션이 설정돼 있다"며 "미국 기업들 실적이 내년에도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주식 시장은 앞으로 6~9개월을 내다보고 움직인다"며 "미국 증시가 상승하는 것은 이를 사전에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김성수 기자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