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에라 기자] 상장 당시부터 고평가 논란을 받아왔던 '뜨거운 감자' 제일모직이 급기야 하한가로 추락했다.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제일모직은 전거래일 대비 가격제한폭까지 급락한 14만5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18일 상장 후 첫 하한가다.
이날 개장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해외지수인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와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등 편입에 대한 기대감에 상승세를 지속하는 듯 했다. 장중 17만9500원으로 18만원 문턱까지 상승, 상장 이후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기관들이 대거 매도에 나서면서 분위기는 급반전했다. 외국인이 73만3454주 순매수했지만, 기관이 62만7126주 순매도로 2거래일 연속 매물을 쏟아내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시가총액도 1거래일 만에 9위에서 13위로 내려왔다.
제일모직은 상장 초기부터 고평가 논란을 받아왔다. 공모가 (5만3000원) 두배인 10만6000원으로 시초가를 형성한 데다 상장 직후 10일 만에 주가가 3배 이상 오르는 급등세를 연출했기 때문이다.
운용사 한 매니저는 "삼성그룹 지배구조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주가가 올랐는데, 지난주 급등으로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에서 나오는 매물을 받아주는 쪽이 없었다"며 "여기에 의무보유(15일) 기관 물량도 일부 풀린 것으로 보이는 점이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이어 "액티브펀드에서 삼성그룹을 긍정적으로 보는 입장이라면 삼성그룹의 모(母) 격인 제일모직을 안 살 이유가 없지만, 상장 후 300% 이상 올랐던 주식을 안 팔 이유도 없는 것"이라면서 "투신권에서는 더 살 수도 없고 팔 수도 없는 애매한 주식이 되어버린 셈"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삼성SDS가 해외지수 편입이 마무리된 후 조정을 받았던 것을 감안할 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운용사 매니저는 "해외 지수 편입 이벤트가 끝나면 삼성SDS가 그랬던 것처럼 조정을 계속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며 "시장 비중 이상으로 편입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