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더 커져"
[뉴스핌=정연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구상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 인하 시그널로 해석될 발언을 내놓자 채권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더불어 오는 15일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소수의견이 출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 모인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이형석 기자> |
이에 채권시장은 대통령 발언을 인하 시그널로 받아들여 급격한 강세장을 형성했다. 10년만기 국채선물은 오전 11시 39분경 전일 대비 원빅(100틱) 가까이 상승하기도 했다.
이러한 반응에 당황한 박 대통령을 필두로 장병화 한국은행 부총재, 기재부 차관 등이 원론적 발언이었다며 수습에 나섰으나 시장은 믿지 못하는 모습이다. 고질적인 저물가가 지속하는 데다 완화기조를 버릴 만큼 대내외 사정이 녹록지 않아 인하로 해석될 빌미가 생기면 무작정 강세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당장 한은 1월 금통위의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그러나 1분기 내 인하 전망에는 단기적으로 더욱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딜러는 "박 대통령의 돌발 발언으로 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가 인하될 것처럼 랠리를 펼쳤다"며 "작심한 발언인 것 같지 않고 해명도 나왔으나 1월 금통위 소수의견 가능성까지 반영해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이 더욱 민감하게 인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고 이에 국내 기관도 따라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그러나 1월 금통위에서 강한 인하 시그널이 나오기에는 시기상 빠르고 확신할 재료가 많지 않아 만장일치 동결 전망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박동진 삼성선물 연구원은 "원론적이라고 하더라도 일단 대통령 발언이니 반영을 안 할 수 없다"며 "문제는 작년에 매파적 시그널이 나오던 중에 인하가 단행된 경험이 있고 저물가 현상도 지속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경기가 좋지 못하다고 하면 결과적으로 소비자심리를 악화시키는 요인이니 정부 측도 말을 아끼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한은 내부에서 인하 의견을 내면서 컨센서스를 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펀더멘털상 인하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볼 수 있으나 당장은 어렵지 않나 싶다"고 진단했다.
이날 발언은 크게 의미부여 할 것이 아니었음에도 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했다는 해석들이 많다. 그러면서도 금통위를 사흘 앞둔 상황에 대통령이 신중치 못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금리가 초미의 관심사인 상황에서 답변 준비가 미흡했던 것 같다"며 "안 그래도 외국인이 인하 기대감에 달리는 모양새였는데 분위기가 더욱 인하 쪽으로 쏠리고 있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골드만삭스는 한은이 올해 4월 중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수도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지난해 12월에는 올해 기준금리가 현재 수준(연 2.00%)으로 동결되리라 전망한 바 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