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재테크 전문가 13인이 말하는 2015 재테크전략
[편집자] 유가와 환율, 기업실적 뭐 하나 확실한 게 없는 요즘이다. 재테크에 대한 전략잡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그렇다고 내 자산을 금리가 높아봤자 2~3%에 머문 예적금에 넣어둘 수만도 없다. 어려운 투자 여건 속에서도 증권사 재테크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틈새 유망 투자처와 상품을 찾아봤다. 가급적 회피해야 하거나 헤지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도 조언을 구했다.
[뉴스핌=홍승훈 기자] 최근 한국경제는 저금리, 저유가, 저물가 등 저(低)요인에 치이며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몰렸다. 1%대 예금금리 상품까지 등장했고, 내수경기 부진도 앞이 보이질 않는다. 주식시장 역시 기업이익 둔화로 좀처럼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
밖으로 눈을 돌려도 뾰족한 방법이 마뜩잖다. 유럽과 일본, 중국이 추가적인 양적완화를 지속하는 가운데 이머징국가들의 신용리스크는 높아지고 있다. 그나마 미국과 중국에 대한 기대감은 있지만, 밸류에이션 부담 속에 무턱대고 들어가기엔 마음이 놓이질 않는다.
이에 전문가들 역시 올해 재테크전략에 대해 확실한 방향이나 위험관리에 대한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했다. 단지 "기대수익률을 대폭 낮추고 위험관리에 주력해야 한다"는 정도가 대안 아닌 대안. 더 벌기보단 '지키는 투자'에 주력하라는 의미다.
◆ 기대수익 낮추고 위험관리 주력
30일 뉴스핌이 13개 주요 증권사 재테크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한 결과, 올해 재테크 키워드는 '지키는 투자'였다. 돈을 벌려고 하기보단 큰 손해를 입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김희주 대우증권 상품개발실 이사는 "올해는 전반적으로 각 자산군별 변동성이 높아지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며 "투자상품에 대한 기대수익을 낮추고 지키는 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는 기대수익률을 예금금리 이상으로 하면 위험하다는 경고를 한다. 김영철 하나대투증권 포트폴리오솔루션실 이사는 "주식 부동산보다 채권과 예금 등 확정금리상품을 지향하되 이 중에서도 단기상품이 바람직하다"며 "기대수익률을 예금금리 이상으로 하면 위험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다수 전문가들은 자산 포트폴리오를 분산해 '바이앤홀드(Buy&Hold)' 전략을 유지하면서 일시적인 자산가격 급락이 올 경우 저가매수를 하는 '히트앤드런(Hit&Run)' 전략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예컨대 최근 유가 등 원자재가격이 약세를 이어가며 관련상품 수익률이 부진하지만 추가 하락시 관련상품을 매수하는 것도 하나의 전략일 될 수 있다.
문수현 NH투자증권 포트폴리오솔루션부 책임연구원은 "미국 출구전략을 앞두고 달러강세, 원자재가격 약세 현상이 나타나면서 관련상품 성과가 부진한 상황"이라며 "하지만 현 시점에서 원자재가격의 하방경직성이 예상돼 안정성을 보강한 DLS(파생결합증권) 투자를 재개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추천했다.
박성진 교보증권 상무는 "글로벌 에너지관련주는 올 상반기 저점매수 전략이 유효하다"며 "현재 유가가 50달러선을 하회했지만 치킨게임이 상반기 변곡점을 찾을 것으로 보여 과도한 하락시 저점 분할매수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중국투자 유효...국내선 배당-공모주 인기 지속
해외 투자처 가운데 관심을 가져볼만한 지역과 상품으로는 중국과 미국이, 국내 투자처로는 배당주와 공모주, 지배구조관련주가 꼽혔다. 펀드로는 지난해에 인기를 모았던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와 공모주펀드 등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추천했다.
박성진 교보증권 상무는 "중국증시는 후강퉁에 이어 올해 선강퉁이 실시되며 추가 호재가 발생할 것"이라며 "국내 투자처로는 올해 역시 공모주시장 활황이 예상돼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나 공모주펀드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중국증시의 경우 중기 관점에선 재차 상승이 예상되지만 연말연초 급등에 따른 일시적인 변동성은 주의가 필요하다는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이 외에 원자재가격 하락에 따른 원자재수입국과 미국의 구조적 성장 수혜를 입게 되는 중국, 인도, 대만 등에 대한 관심이 요구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내주식 관련해선, 배당성장주와 지배구조 수혜주, 공모주펀드 등에 대한 관심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높았다. 개별주에 대해선 중국 소비관련주, 유틸리티, 통신, 은행주에 대한 선호도가 역력했다.
채권시장은 수익률(yield) 높은 채권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지속되는 가운데,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진명 미래에셋증권 자산배분센터장은 "저금리 기조에서 수익률이 높은 채권에 대한 관심은 지속되겠지만 옥석가리기가 필요해 보인다"며 "글로벌 하이일드채권 중에선 신용등급과 부도 가능성 등 펀더멘탈 확인을 꼼꼼하게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 이머징마켓 투자 주의..단 수시체크 통해 저점매수 검토
투자자들이 피해야할 곳은 어디, 어떤 투자처일까. 증시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이머징마켓에 대해선 주식 채권 모두에 대해 주의를 당부했다. 취약한 펀더멘탈과 미국 출구전략에 따른 강달러 및 신흥시장 통화약세에 따른 급격한 변동성을 우려한 것. 특히 상반기에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큰 러시아나 유가하락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중동과 남미 국가, 정책모멘텀이 약한 브라질은 기피대상으로 꼽혔다.
다만 위험요인이 해소될 경우 큰 폭의 상승이 예상되는 만큼, 수시로 체크해가며 단기 트레이딩 기회를 대비하라는 지적도 있었다.
김희주 대우증권 이사는 "원자재 수퍼싸이클이 종료됨에 따라 원자재가격의 추가 하락리스크가 지속될 것"이라며 "원자재 수출비중이 높은 일부 신흥국의 신용리스크 우려가 있으니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미국 금리인상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이머징마켓 채권 역시 주의를 요구했다.
미국 금리인상 전망 속에 달러 회수시 환율 변동폭이 큰 자산도 회피해야 할 대상이다. 박성진 교보증권 상무는 "선진시장에 투자하는 하이일드 채권 역시 미 금리인상으로 성과가 안 좋을 수가 있어 가급적 피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전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통화정책 긴축 선회의 잠재 피해국으로 볼 수 있는 터키, 러시아, 남아공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설문에 응해 주신 재테크 전문가들(회사별 가나다 순) : 교보증권(박성진 WM사업부 상무), 대신증권(유승덕 고객자산본부 전무), 동부증권(김영훈 상품지원팀장), 미래에셋증권(이진명 자산배분센터장), 삼성증권(오현석 투자전략센터장), 신영증권(임정근 상품전략본부 이사), 신한금융투자(신동철 IPS본부장), 유안타증권(김용태 상품기획팀장), 유진투자증권(이재길 금융상품실장), 하나대투증권(김영철 포트폴리오솔루션실 이사), 한국투자증권(김근수 상품전략부장), 한화증권(이정우 투자컨설팅파트 매니저), 현대증권(박두현 상품전략본부장), NH투자증권(문수현 Portfolio솔루션부 책임연구원), KB투자증권(명노욱 WM사업본부장) KDB대우증권(김희주 상품개발실 이사), KTB투자증권(현재욱 영업추진팀 이사)
[뉴스핌 Newspim] 홍승훈 기자 (deerbear@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