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류주스, 몽쉘 등 23개 제품 불합격 판정..브랜드 신뢰로 추락 우려
[뉴스핌=강필성 강효은 기자] 롯데제과와 롯데칠성 등 롯데그룹 식음료 계열사의 주력제품이 중국에서 대거 ‘불합격’ 판정을 받고 폐기되는 굴욕을 겪었다. 중국 보따리상들이 물건을 실어 나르는 과정에서 빚어진 사태로 보이지만, 소비자 신뢰 추락에 따른 브랜드 인지도 하락은 고스란히 롯데의 몫이다.
4일 중국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품질감독검사검역총국은 전국수출입검열검사기구가 지난해 12월 조사한 359개 불합격 수입식품, 화장품 명단을 3일 공개했다.
이중 눈에 띄는 것은 바로 롯데칠성의 커피음료, ‘석류주스’, 탄산음료를 비롯한 롯데제과의 ‘찰떡’, ‘몽쉘’, ‘롯데와플’, ‘칸쵸’ 등 23개 롯데 브랜드의 제품이다. 이들 제품은 ‘포장 규격 불합격’으로 블랙리스트에 올랐다.
보도에 따르면 리스트에 오른 제품은 모두 폐기돼 중국 내에서 유통되지 않았다.
이들 제품이 어떤 부분에서 ‘포장 규격 불합격’ 판정을 받았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롯데와플’의 경우 중국 수출과 국내 유통되는 포장이 다르지만 ‘칸쵸’는 국내 유통 제품과 중국 수출제품의 포장이 같다.
때문에 단순 규격 차이만은 아니라는 것이 중론이다. 통상 ‘포장 규격 불합격’은 규격뿐만 아니라 수증기 투과도 미달, 잔류 용매 기준 초과 등의 문제로 식품 변질, 식품 안전 문제가 제기될 때도 내려진다.
이들 제품은 롯데제과, 롯데칠성의 중국 법인이 아닌 소위 보따리상으로 불리는 개인 중개상이 국내 제품을 반입하는 과정에서 불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보따리상이 제품 운송 과정에서 포장의 훼손이 있을 수도 있고 변질이 됐을 가능성도 있다”며 “회사 입장에서 이를 통제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항변했다.
하지만, 보따리상들의 관리소흘에서 비롯된 브랜드 이미지 훼손은 고스란히 롯데제과, 롯데칠성이 짊어지게 된다.
식품음료전략 전문가 쉬시옹쥔(徐雄俊)은 “롯데그룹이 이번 불합격 상품에 대해 중요한 책임을 지고 있든 아니든간 소비자들이 인지하는 것은 ‘롯데’라는 브랜드이지 중개상이 아니다”라고 충고했다.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은 중국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롯데제과가 중국에 보유한 롯데차이나푸드, 롯데차이나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3분기 누적 각각 324억원, 43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2%, 36.8% 줄어든 수치다.
이같은 실적부진은 롯데제과 중국법인에 대한 구조조정이 주효했지만 중국 내 식품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무관치 않다는 평가다.
실제 롯데제과 중국법인은 지난해 3월 ‘스카치캔디’가 대장균 기준 초과로 검출됐고 7월에는 ‘롯데샌드’가 식품첨가제 초과 판정을 받기도 했다. 이 외에도 10월에는 ‘사랑방선물’이 포장규격 불합격 판정을 받기도 했다.
롯데칠성 역시 중국법인인 롯데오더리음료유한공사의 실적 면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롯데오더리음료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이 6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1% 성장했지만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들에게 중국 시장은 거대한 가능성이지만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는 시장이기도 한 것이다. 때문에 조금이라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싶은 롯데제과, 롯데칠성 입장에서는 행보가 조심스럽다. 중개상으로 벌어진 이번 해프닝까지도 악재가 될까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롯데 관계자는 “중국 정부에서 한류 열풍으로 인해 인기를 얻는 한국 식품에 대한 경계가 적지 않다”며 “특히 수입제품에 대해 더 엄격하게 규제를 적용하거나 규제를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