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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경영권 분쟁] 김택진ㆍ김정주의 계획된 쇼?..음모론 확산

기사입력 : 2015년02월06일 14:58

최종수정 : 2015년02월06일 15:36

엔씨소프트 후임 CEO 내정설 등..3월 주총서 진실 가려질듯

[뉴스핌=이수호 기자] 지난달 27일, 넥슨의 지분보유 목적 변경으로 촉발된 엔씨소프트 경영권 논란이 소강기에 접어들면서 갖은 소문을 양산하고 있다.

넥슨의 엔씨소프트 지배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인 가운데 일각에서는 절친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김정주 넥슨 대표 두사람의 계획된 쇼일 수 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다음달 임기가 만료되는 김택진 대표 후임에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가 내정됐다는 발빠른 소문도 있다.

양사 모두, 시장에서 도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며 손을 내젓고 있지만, 내달 열리는 이사회까지 이 같은 소문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 엔씨 접수한 넥슨, 김택진 내리고 송재경 올린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해 10월 0.38%의 엔씨소프트 주식을 추가 매수해 지분비율을 15.08%까지 높였다. 지분율이 15%가 넘으면 기업결합 요건에 해당돼 실질적으로 회사를 지배할 수 있다.

넥슨은 이때에도 단순 투자목적이라고 발표했지만 엔씨소프트는 크게 반발한 바 있다. 이어 지난달 27일 넥슨은 엔씨소프트의 우려대로 지분 보유 목적을 종전 '단순 투자 목적'에서 '경영 참가 목적'으로 변경 공시했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넥슨이 적대적 인수합병 야심을 사실상 드러낸 것으로 해석했다.

          <사진설명: 김정주 넥슨 회장(좌),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우)>
하지만 일각에선 양사가 이처럼 대놓고 싸움을 벌이는 것을 놓고 이미 넥슨이 엔씨소프트를 접수할 준비를 마친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원탑을 노리는 넥슨이 확실한 수익원과 기술력을 가진 엔씨소프트를 접수함으로써 향후 글로벌 성장 동력을 갖추겠다는 해석이다.

이는 넥슨이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겠다는 돈의 논리가 아닌,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 김정주 회장은 넥슨의 상장을 일본에서 진행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일찍부터 밝힌 바 있다. 꾸준히 진행된 인수합병(M&A)와 북미 최대 게임사 EA의 인수 작업 또한 이 같은 주장을 반증하는 대목이다.  

이미 업계에선 차기 대표로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를 내정했다는 소문까지 나오고 있다. 송 대표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넥슨의 '바람의 나라'를 개발한 주역으로, 김택진-김정주와 가장 가까운 인물로 꼽힌다.

<사진설명: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와 넥슨의 '바람의 나라'를 개발한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
그는 엔씨소프트 내부 개발자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김정주 회장과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송 대표의 가족 상에 김 회장이 직접 다녀가 위로를 했을 정도로 업계에선 이들의 사이가 여전히 돈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송 대표가 가진 엔씨소프트 DNA 역시, 이 같은 소문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가 오늘날 엔씨소프트를 키워낸 리니지의 핵심 개발자로서 포스트 김택진 시대의 엔씨소프트를 다잡고 흔들리는 내부를 다잡을 수 있는 유일한 카드라는 것을 업계 모두가 인정하고 있다. 이들은 넥슨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엔씨소프트 개발자들의 집단 이탈 역시, 송 대표가 막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송 대표는 김택진 대표를 사장님이라고 부르는 반면, 김정주 회장과는 사석에서 부를 수 있는 호칭으로 부를 정도로 믿음이 두터운 사이"라며 "넥슨이 포스트 김택진을 고려하고 있다면 송 대표 이외의 인물은 고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 이상한 의문점…김택진-김정주, "결국 돈 잃은 사람은 없다?"

"김택진 대표가 엔씨소프트 경영을 관두고 나가고 싶어한다는 소문이 돌았어요" (A 게임사 관계자)

김택진 대표가 김정주 회장에게 엔씨소프트를 넘기고 떠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제기된 적대적 M&A가 아닌 모종의 합의를 통한 경영권 이양이다.

은둔의 경영자라고 불릴 만큼, 게임개발에 애착이 많은 김 대표는 지난해 언론에 여러차례 모습을 보이며 적극적인 경영 활동을 펼쳤다.

지난해 11월 부산에서 열린 지스타 프리뷰에 직접 참석해 모바일 원년을 선언했다. 언론과도 적극적인 스킨십을 보여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업계 일각에서는 경영활동에 지친 김 대표가 개발에 매달리는 본연의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김정주 회장과 딜을 했을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다. 

A 증권사 관계자는 "워낙 괴소문이 많이 돌아 신뢰할 수는 없지만 애초에 8000억원이라는 금액이 엔씨소프트에 들어올 때도, 기존의 가격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거래됐을 정도로 둘 사이는 묘하고 이상한 부분이 많다"며 "넥슨의 적대적 M&A로 결국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올랐고, 최대주주인 김택진과 엔저 영향을 더한 넥슨은 오히려 돈을 벌었다"며 이번 경영권 논쟁에 대한 또다른 해석을 내놨다.

그는 "주가는 크게 올랐고 두 사람 모두 잃은 것은 없다"며 "둘 사이가 워낙 특별하고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 언론에 드러난 것과 달리 평화적으로 타협을 진행해 생각보다 쉽게 풀릴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사실상 모종의 타협을 통해 김택진 대표가 평화적으로 넥슨에게 경영권을 넘겨주고 떠날 것이라는 추측이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적대적 M&A의 모습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김택진으로 상징되는 엔씨소프트의 내부 분열을 막기 위해선 김 대표의 책임감있는 모습을 잃어선 안되기 때문이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내달 열릴 이사회에서도 김 대표와 엔씨소프트는 넥슨에 불쾌한 내색을 여러 차례 비칠 수 밖에 없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이들이 정말 싸우고자 했다면 이런 방식으로 드러내놓고 싸우진 않았을 것"이라며 "둘 사이의 모종의 타협이 있었거나, 회사 내부 직원들도 모르는 다른 사연이 개입돼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처럼 양사 의사결정권자들의 특별한 인연 탓에 관련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일각에선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경영권을 확보한 뒤, 텐센트를 비롯한 글로벌 업체들에 되파는 그림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시장에서 돌고 있는 소문들은 전부 근거가 없는 내용들"이라며 "다만 빠른 시일내에 해결될 수 있도록 양사 모두,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갖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내달 27일 주주총회를 갖는다. 김택진 대표의 임기는 내달 28일까지다.


[뉴스핌 Newspim] 이수호 기자 (lsh5998688@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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