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승현 기자] 주택시장이 연초부터 달아오르며 내 집 마련을 준비하는 수요자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설 이후 주택을 사도 좋을지 확신이 서지 않아서다.
20일 부동산전문가들은 설 이후 아파트시장이 급격하진 않지만 거래가 늘고 가격도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전월세난은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올 봄 아파트시장 활성화를 이끌 호재로 청약 1순위 자격조건 완화와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을 꼽았다.
오는 27일부터 수도권에서는 청약통장에 가입한지 1년이 넘으면 1순위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청약 1순위 조건완화에 맞춰 건설사들도 내달 올해 최대 분양물량을 내놓는다. 전국에 총 5만5000여 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주택산업연구원 김지은 책임연구원은 “청약조건이 완화되며 높은 수익성이 기대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시세차익을 노린 ‘가수요’가 뛰어들어 시장을 달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파트 분양가격이 오를 전망이다. 오는 4월 1일부터 민간아파트 분양가상한제가 사실상 폐지돼서다. 관리처분계획이 인가된 강남, 강동지역 재건축 단지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분양가를 올리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신규 분양시장이 활성화되면서 기존 아파트 가격까지 영향을 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리얼투데이 양지영 리서치실장은 “분양가 상한제가 사실상 폐지되면 분양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이렇게 되면 청약시장 수요자들이 기존 아파트로 눈길을 돌려 매맷값이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3단지 |
전월세난은 더 심해질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내다봤다. 올 봄 강남·강동지역 아파트 재건축 단지 이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전세수요의 매매수요 전환도 늘어날 것이라는 게 그들의 예상이다.
김지은 연구원은 “올해는 기존 전세수요에 더해 강남·강동 재건축 이주민이라는 별도의 전세수요가 있다” 며 "이로 인해 전세난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도 “재건축 이주로 전세난이 해결될 조짐이 보이지 않아 매매로의 전환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 봄 실제 내 집 마련을 준비할 경우 무리한 대출을 이용한 청약이나 구매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추가 집값 상승에 대한 지나친 낙관도 경계했다.
부동산114 함영진 센터장은 “하반기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며 “정부가 마련한 2% 고정금리대출, 1% 공유형 모기지 대출 등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대출상품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지은 연구위원도 “올해 이미 1·2월에 역대 최대 물량이 공급됐고 상반기에도 많은 추가 물량이 예정돼 있다”며 “공급과잉으로 인한 미분양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실거주 목적의 수요자라도 자신의 자금 상황에 맞게 꼼꼼하게 시장을 살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현 기자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