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터미널점의 아픈 기억…"광주점 지키려"
[뉴스핌=이연춘 기자] "정용진 부회장은 신세계의 백화점 호남핵심 점포인 광주 신세계백화점을 지켜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
금호산업 인수전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가운데 신세계그룹에 정통한 재계 고위 관계자가 정용진 부회장의 인수전 참여를 두고 한 얘기다.
광주 신세계백화점은 현재 금호산업 손자회사인 금호터미널 부지와 건물을 임차해 사용하고 있는데, 롯데그룹 등 경쟁기업이 금호산업을 인수할 경우 쫓겨날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
그는 "시장에서 추정하는 항공사업과의 시너지는 일부 요인에 지나지 않다"면서 "지난 2013년 신세계 인천점이 입점해 있는 인천터미널을 롯데에 넘겨주면서 혼쭐(?)이 났던 만큼 이번에는 '광주터미널만은 안 된다'는 수성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1997년부터 인천시에 인천터미널 건물을 빌려 백화점을 운영했다. 기존 백화점 건물 임차 기간은 2017년, 신축 건물의 부지 임차 계약기간은 2031년까지였다.
하지만 2013년 1월 인천시가 인천터미널 부지를 롯데에 일괄 매각하면서 신세계-롯데의 '인천터미널 전쟁'이 시작됐다.
현재 신세계는 롯데에 매월 12억5000만원씩 월세를 내고,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인 롯데가 이번 인수전에 참여했으면 광주신세계 영업권 때문에 신세계가 입찰에 더 공격적으로 나섰을 것"이라며 "하지만 롯데가 나서지 않는다면 이번 인수전에 발을 뺄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막판까지 고심하던 정 부회장 역시 25일 인수의향서(LOI) 제출했다. 신세계 측은 "금호산업 지분 인수와 관련해 법적 구속력이 없는 LOI를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24일 정 부회장은 서울상의 정기의원총회 자리에서 "유통업에 투자할 부분이 많은데 여기에 집중하는 게 낫지 않을까도 생각한다"며 금호산업 인수저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항공과 유통업이 시너지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는 게 당시 그의 설명이다.
한편, 롯데그룹 관계자는 27일 뉴스핌과 통화에서 금호산업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그룹 내 M&A 실무 부서에서도 움직임이 없다"면서 "렌터카업체인 KT렌탈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추가 인수합병(M&A)는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연춘 기자 (ly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