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지나 기자] 주주이익 극대화를 위한 배당확대가 재계이슈로 떠오르면서 제약사 오너들의 배당규모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전자와 자동차 등 주력산업에 비해 규모가 작긴 하지만, 배당성향이 높은 제약업계의 특성 탓에 제약 오너들은 만만치 않은 규모의 배당을 챙기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업계에 따르면 국내 20위권 제약사 오너들 가운데 ‘배당금 킹’은 부광약품 창업주인 김동연 회장이다.
부광약품 주식 644만2449주(20.72%)를 보유한 김 회장은 작년 실적을 기준으로 32억2000만원의 배당을 받게 된다. 부광약품은 주당(보통주) 500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할 예정으로, 오는 20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이를 확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매출 1416억원, 영업이익 284억원, 순이익 236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김 회장은 매년 비슷한 규모의 배당을 챙겨왔다. 부광약품은 전문의약품이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제약사로, 최근 3년간 70%를 넘는 배당성향을 기록하고 있다. 2013년과 2014년에는 각각 80%가 넘는 배당성향을 보였다.
김 회장의 장남으로 이번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재선임될 예정인 김상훈 사장(47)도 5억9000여만원의 배당을 받는다. 김 사장은 부광약품 주식 117만1337주(3.77%)를 보유한 2대 주주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주주이익 확대를 위해 배당성향을 최소 40% 이상 가져간다는 게 목표”라며 “김 회장은 지분이 많아 배당도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에 이어 최근 전경련 회장단에 입성한 이장한 종근당 회장이 총 20억16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종근당은 지난해 매출 5441억원을 기록, 제약사 매출 6위에 올랐다. 이 회장은 주식을 보유한 상장계열사 종근당, 종근당홀딩스, 종근당바이오 등에서 각각 14억2900만원, 4억8400만원, 1억200만원의 배당을 받는다.
일동제약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허일섭 녹십자 회장은 녹십자, 녹십자홀딩스, 녹십자셀 등에서 18억3100만원의 배당금을 받는다.
이어 윤재승 대웅제약 회장, 강정석 동아쏘시오그룹 사장이 각각 6억원, 5억원 가량으로 뒤를 이었다. 윤 회장은 (주)대웅에서 6억7400만원, 강 사장은 동아에스티, 동아쏘시오홀딩스에서 총 5억8200만원을 배당으로 받게 된다.
이밖에 이경하 JW중외그룹 부회장(3억8600만원)은 JW중외제약, JW중외홀딩스 등에서 수령하며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3억2100만원), 최성원 광동제약 부회장(2억7600만원) 등 대부분의 오너들이 배당을 가져간다.
다만, 국내 5위권 내 제약사인 한미약품은 강도 높은 연구개발(R&D) 투자에 따른 실적악화로 올해도 별도 현금배당을 하지 않는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이 전반적으로 수익이 다소 안 좋아지기는 했지만 전년보다 배당을 확대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나 기자 (fre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