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소매 판매 0.6% 감소, 3개월 연속 위축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고용 호조와 유가 급락에 따른 재량 소득 증가 효과에도 미국 소비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내수 경기를 뒷받침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됐지만 기대했던 결과가 현실화되지 않자 업계 이코노미스트는 ‘수수께끼’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가격 인하 행사 중인 미국 신발 유통업체 DSW[출처:블룸버그통신] |
2월 실업률이 5.5%로 하락해 연방준비제도(Fed) 정책자들의 목표 수준까지 떨어졌고, 유가가 지난해 6월 이후 50% 급락한 데 따라 가처분 소득이 늘어났지만 미국 소비자들은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겨울철 혹한과 폭설에 따른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최근 민간 소비 추이는 실망스럽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평가다.
지난 2월 미국 소비자들은 외식부터 자동차, 전자제품, 식품까지 전반적인 품목에 걸쳐 지출을 축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민간 소비가 고용 지표가 호조를 이루는 것과 보폭을 맞춰 회복되지 않을 경우 미국 성장률이 속도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2월 소매 판매 지표에 대해 투자가들은 의아하다는 표정이다. 관련 지표의 추이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얘기다.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의 닐 두타 이코노미스트는 “매출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유통 업체들이 고용을 늘릴 이유가 없다”며 “백화점을 포함한 소매 업체들이 직원들의 근무 시간과 수당을 인상하는 움직임도 최근 소매 판매 지표와 엇갈린다”고 말했다.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의 벤 헤르존 이코노미스트는 “고용 지표가 강하게 개선되고 있고, 임금 역시 완만하지만 늘어나고 있다”며 “이를 감안할 때 2월 소매 판매 감소를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로스 스토어의 마이클 오설리번 대표는 “문제는 고용 향상과 저유가가 장기간 지속될 수 있을 것인지 여부”라며 “소비자들이 여전히 경기 향방에 대해 신뢰를 온전하게 회복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겨울철 한파의 영향이 제거되는 3월 지표에 시선을 모으고 있다. 3월 소매 판매의 개선 여부를 통해 실물경기의 에너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얘기다.
보스톤의 소매 업체 경영자인 하롤드 터브만은 “민간 소비가 완전하게 꺾인 것이 아니라 회복이 지연되는 것일 뿐”이라며 “계절적인 영향이 해소될 때 내수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