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악성 미분양 중 77%는 중대형…파주·고양시는 90%
[뉴스핌=한태희 기자] # 서울 강서구 화곡 사거리에 있는 '강서 그랜드 아이파크' 아파트. 이 단지의 일부 가구는 현재 최대 47% 할인 분양 중이다. 지난 2010년 6월 준공돼 주민 입주까지 마쳤지만 일부 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 경기 파주에 있는 '신안실크밸리' 1차와 2차 단지는 최대 37% 할인 분양하고 있다. 5억6039만원짜리 새 아파트를 3억54000만원에 입주할 수 있다. 539가구 규모 1차단지는 지난 2009년 6월, 438가구 규모 2차는 지난 2010년 준공됐다. 하지만 일부 가구가 현재까지 '악성 미분양'으로 남아 있다.
건설업계가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들 건설사는 미분양 물량을 팔기 위해서 초기 분양가 대비 절반 가격에 '파격 할인'을 하고 있을 정도. 입주한지 준공 후 미분양은 인기 없는 '악성 미분양'이란 인식 때문이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미분양 주택이 빠르게 소진되는 가운데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여전히 팔리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1월말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만5351가구로 전달에 비해 5.6% 줄었다. 같은 기간 준공하지 않은 미분양 주택이 20%이상 줄어든 것에 비하면 감소폭이 작은 것이다.
파주 운정신도시에 있는 1880가구 규모 '운정 롯데캐슬'는 지난해 11월부터 주민 입주를 시작했다. 하지만 일부 가구가 미분양 상태다.
운정 롯데캐슬 분양상담원은 "계약 즉시 입주 가능하다"며 "분양가의 30%에 해당하는 잔금을 납부하는 기간을 3년 유예하고 대출받아서 잔금을 내면 이자를 4년 동안 대신 내주는 특별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악성 미분양의 56%(8683가구)가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에 몰려 있다. 특히 경기도는 악성 미분양의 77%가 중대형이다. 준공 후 미분양은 7371가구인데 85㎡ 초과 중대형이 5692가구다.
자료:국토교통부 |
서울은 준공 후 미분양 중 중대형 비율이 47% 수준이다. 하지만 용산구와 양천구 목동 등은 이 비율이 90%가 넘는다. 용산구는 준공 후 미분양 20가구 전체가 중대형 면적이다.
수도권 신도시에 아파트를 분양했던 대형 건설사 주택사업팀 관계자는 "정상적인 아파트 분양 사업장이라면 주민 입주 전까지 분양을 마쳐야 한다"며 "준공 후에도 미분양이면 할인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미분양 상태로 남겨두는 것보다 하나라도 더 파는 게 이득"이라며 "입주자 반발이 있어도 할인해서라도 분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