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그리스 예금인출, 2012년 위기 때보다 많아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구제금융 프로그램의 마지막 집행분 지원을 두고 그리스와 국제채권단 간의 줄다리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그리스의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불안감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출처 = AP/뉴시스> |
지난 1월과 2월 그리스 은행에서 인출된 예금액은 모두 204억유로로 그렉시트 우려가 한참 고조되던 지난 2012년 5월과 6월 당시 인출액인 159억유로를 대폭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그리스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제채권단과의 구제금융 연장안 합의 직전 수 일 동안은 양측의 대결 국면이 악화되면서 일일 예금 인출 규모가 8억유로에 육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스 당국은 지난달 20일 연장안 합의 도출이 발표된 이후 은행권 예금은 다시 늘고 있는 추세라며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리스 개혁안과 관련한 불협화음이 헤드라인을 장식하면서 뱅크런 조짐은 다시금 고조되는 분위기다. 지난주에는 하루 만에 약 4억유로에 가까운 예금이 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로존 관계자들은 그리스 뱅크런 상황이 연출되면 그렉시트 가능성도 덩달아 고조될 것으로 우려해왔는데 FT 역시 뱅크런으로 그리스 은행들이 채무불능 상황이 된다면 그간 그리스의 생명줄을 쥐고 있던 유럽중앙은행(ECB)의 지원도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며 그렉시트 가능성을 점쳤다.
다만 뱅크런 위기감이 그리스 정부를 자극해 오히려 구제금융 집행에 절실한 개혁의 진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실제 지난 2월 구제금융 연장 합의 역시 은행권의 대규모 예금인출 상황에 불안해진 그리스 정부가 내린 결단이란 설명이다.
예룬 데이셀블룸 유로그룹 의장은 지난달 FT와의 인터뷰에서 대규모 예금인출이 그리스 합의 도출에 동기부여가 됐다며 "은행권 상황이 급박하다보니 그리스 정부를 (합의 쪽으로) 움직이게 하는 가장 큰 자극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기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