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성과인센티브 첫 도입, 사회적기업에 경제적 보상
[뉴스핌=김기락 기자] “사회적 가치 창출에 대해 충분한 금전적 보상이 제공되면 사회적기업은 더 이상 재무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 사회적 가치를 희생할 필요 없이 사회적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혁신을 시도할 수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새로운 모색, 사회적기업’ 본문 중.
SK그룹이 사회적 기업 육성을 위해 경제적 보상에 나선다. 사회성과인센티브 제도를 도입, 착한 일을 하는 사회적기업을 돕고, 이를 통한 사회적 기업의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사회적기업이 기업의 이익과 사회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SK그룹의 이 같은 결정은 사회적기업의 자립 여건을 조성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은 1일 서울 종로에 있는 사회적기업인 허리우드 실버 영화관에서 정부기관, 사회적기업 및 관련 연구기관, SK그룹 경영진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사회성과인센티브 추진단 출범식을 가졌다.
추진단은 사회적기업 활성화 차원에서 사회성과인센티브의 필요성에 공감한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한국사회투자, 사회적기업연구원, SK그룹 등이 참여해 만든 기구다. 추진단장은 프로젝트가 조기 정착될 수 있도록 사회적기업계를 대표해 한국사회투자 이종수 대표와 SK그룹을 대표해 이문석 사회공헌위원장이 공동으로 맡기로 했다.
사회성과인센티브 제도는 SK그룹 중심으로 시행되고, 올해는 35개 사회적기업과 첫 출범했다. 초기 재원은 SK그룹이 지원, 향후 민간 기업 및 공공기관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 복지만으론 사회문제 해결 ‘역부족’..사회성과인센티브가 사회적기업 독려할 것
사회성과인센티브는 최태원 회장이 약 10년에 걸쳐 사회적기업 활동을 정리한 자신의 저서 ‘새로운 모색, 사회적기업’에서 사회적기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Social Progress Credit(SPC)’이라는 개념을 제안한 데서 출발했다. 서적이 출간된 이후 다양한 사회적기업계 인사들로부터 공감을 얻은 끝에 이번 시행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날 출범식에서 이종수 추진단장은 “사회적기업은 사회문제 해결과 재무적 안정성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데, 사회성과인센티브가 도입되면 사회문제 해결에 더 매진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의 복지 대책만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그의 판단이다.
이 단장은 “보다 효과적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이해당사자가 합리적인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사회적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실험’이 독려를 심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안충영 동반성장위원장도 행사에 참석해 “정부와 민간기업 및 사회적기업계가 협력을 통한 동반성장을 실현하는 모델이 나온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사회적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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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사회공헌위원회 남상곤 전무, 이문석 SK그룹 사회공헌위원장, 이종수 공동추진단장 최준 SK그룹 상무가 1일 오전 SK그룹에서 열린 간담회를 통해 사회성과인센티브를 소개하고 있다<사진 = 김기락 기자> |
◆ 사회적기업에 대한 평가-지원-재투자 '선순환 생태계' 기대
추진단은 사회성과인센티브 도입에 따라 사회적기업의 장기적인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사회적기업 평가가 공정한 지원으로 이어지고, 성과에 대한 재투자를 통해 사회적기업의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SK그룹 최준 상무는 “사회적기업이 사회적 가치에 집중할 수 있고, 사회 성과의 정량화가 기대된다”면서 “이를 통해 수립된 계획이 투자로 이어져 사회적 기업에 젊은 인재가 유입되는 등 성공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사회적 기업에 대한 평가에 대해선 사회적기업 의견을 듣고, 안정화에 나설 방침이다.
이문석 공동추진단장은 “SK그룹이 중심이 돼서 사회성과인센티브의 전체적인 방향 및 실현 등을 추진할 것”이라며 “사회적 기업을 평가 대상이라기 보다 모양을 같이 만들어가는 파트너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기업에 대해 지수 혹은 계수화 등으로 평가하기에 앞서 사회적 기업 CEO의 의견을 그룹 가이드라인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그룹 측은 이를 통해 올 상반기 사회적 기업 평가 기준을 어느 정도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날 출범식에는 공동 추진단장 외에 김재구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장, 김정열 한국사회적기업중앙협의회 대표, 프로젝트 참여 35개 사회적기업 및 소셜벤처, 사회적 협동조합 대표, 프로젝트에 관심 있는 사회적기업들과 학생, 이병태 KAIST 청년창업투자지주㈜ 대표,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및 주요 경영진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뉴스핌 Newspim] 김기락 기자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