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 양극화 심화…부동산·주식시장 호전도 '그림의 떡'
[세종=뉴스핌 최영수 기자] 부동산과 주식시장을 필두로 생산 및 소비 등 경제지표가 개선되며 한국 경제가 봄기운을 느끼고 있다. 경제지표만 보면 지난해 4월 세월호 사고 이전 수준을 회복한 모습니다.
하지만 청년 취업난은 더욱 심해졌다. 음식점 술집 등 자영업자들은 여전히 비명을 지르고 있다.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 현상도 그대로다. 체감경기는 아직 겨울이라는 얘기다.
(자료:한국은행)
◆ 부동산·주식시장 '들썩'… 생산·투자지표도 고개
경기변동의 선행지표로 활용되는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만 보면 우리 경제는 이미 회복세로 돌아섰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웃돌고, 주택매매도 2006년 2월 이후 최대의 거래량을 기록하며 들썩이는 모습이다.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분양권은 수억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기도 한다.
기업의 생산 및 투자지표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세월호 사고 이전 수준(100.5) 수준으로 회복됐다.
기준치인 100을 밑돌던 설비투자지수도 지난 2월 112.6을 기록해 기업의 투자심리가 어느 정도 회복된 것으로 분석된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경제학)는 "주택거래가 활성화된 것은 돈이 돈다는 것이고 소비 주체들이 지갑을 열게 된다는 뜻"이라며 "내수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부동산시장이 회복되면 내수경기 회복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 청년층 실업난 여전…고용시장 회복돼야
하지만 서민들의 체감경기까지 온기를 느끼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고용시장의 양극화 해소와 대-중소기업 간 낙수효과 회복은 꼭 필요한 과제다.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있지만 체감경기가 나아지지 않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고용시장이 여전히 좋지 않고 소득이 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용시장을 살펴보면, 2월말 현재 고용률은 58.8%로 전년동월대비 0.2%p 상승했지만 20~30대 청년층의 취업난은 여전히 심각하다. 20대의 고용률은 57.2%로 50대(73.3%)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청년실업률은 11.1%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취업포기자를 감안한 체감실업률도 12.5%에 달했다. 경제지표 회복에도 불구하고 청년층 실업난은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 가계소득 줄었는데 세금은 늘어…법인 부담은 감소
가계소득 비중은 줄었는데 세금만 늘어난 것도 체감경기를 악화시킨 요인이다.
경실련이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통해 우리나라 국민총소득(GNI) 대비 부문별 소득비중을 분석한 결과 가계소득 비중(GNI 대비)은 2003년 66.1%에서 2012년 62.3%로 3.8%p 낮아진 반면 법인소득 비중은 같은 기간 19.2%에서 23.3%로 4.1%p 늘었다.
또한 전체 세수에서 차지하는 소득세 비중은 2012년 24.2%에서 2013년 25.4%로 늘었지만, 법인세는 같은 기간 23.9%, 2013년 23.1%로 줄었다.
가계 입장에서는 소득비중은 줄었는데 세금 비중이 늘어나면서 법인이 느끼는 체감경기를 함께 누릴 수 없는 셈이다.
경실련 관계자는 "국가의 세수와 재정에서 개인(가계)이 법인보다 많은 부담을 지고 있다"면서 "법인 소득이 가계보다 늘어남에도 불구하고 조세 부담 비중은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최영수 기자 (drea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