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보험사 등 기관 투자자 앞다퉈 베팅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글로벌 국부펀드가 부동산 투자의 무게 중심을 옮기고 있다. 버블 논란이 뜨거운 런던에서 발을 빼는 한편 도쿄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적극 베팅하는 움직임이다.
장기 투자에 집중하는 미국과 유럽의 연기금 역시 도쿄 부동산 투자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여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1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국부펀드인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도쿄 부동산 투자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도쿄 상업용 부동산 시장[출처=블룸버그통신] |
자산 규모 8700억달러 규모의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지난해 2.9% 상승한 도쿄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올해 추가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상승폭은 2013년 2.3%에서 확대되는 양상이다.
싱가포르의 국부펀드인 GIC 역시 같은 행보다. 업계에 따르면 GIC는 도쿄역 근처 비즈니스 밀집 지역의 건물을 17억달러에 사들였다.
글로벌 머니매니저도 도쿄 부동산 시장에 적극 입질하는 움직임이다. 블랙스톤 그룹이 GE 재핸의 주거용 부동산 사업 부문을 16억달러에 매입한 것을 포함해 기관 투자자들이 자산 가격 상승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는 모습이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글로벌 대형 연금 펀드 역시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미미한 일본 부동산 자산을 최근 들어 크게 확대하고 있다고 업계 전문가는 전했다.
내달 20~21일 도쿄에서 열리는 첫 일본 부동산 컨퍼런스에는 20개국의 기관 투자가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사비스의 크리스틴 만치니 최고경영자는 “유럽과 북미 지역의 보험사들이 일본 부동산 투자를 공격적으로 재개하는 움직임”이라며 “도쿄 부동산 시장은 공급보다 투자 수요가 우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거래 규모 1000만달러 이상의 일본 부동산 매매 가운데 해외 자본의 비중은 약 16%로 2007년 기록한 고점인 25%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해외 투자가들의 자산 매입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가 디플레이션을 탈피하기 위해 강력한 부양책을 시행한 데 따라 국내외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사자’에 나섰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시장조사 업체인 어반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투자자들이 매입한 일본 부동산 자산 규모는 9818억엔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동시에 사상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일부에서는 자산 버블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지만 해외 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 내 일본 부동산의 비중이 여전히 저조한 만큼 당분간 매수세에 제동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