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이용 효율 제고, 실물 지원강화
[뉴스핌=조윤선 기자] 중국 정부가 사회보장기금 투자 범위를 확대하고, 잠자는 재정자금을 총동원하는 7%대 성장률을 사수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나섰다.
중국 뉴스포털 텐센트재경(騰訊財經 http://finance.qq.com/)은 1일 리커창(李克強) 총리가 주재한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장기간 쓰이지 않고 묶여있는 유휴 재정 자금을 경제성장 지원에 활용하고, 전자상거래를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하며, 사회보장기금의 투자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이 의결되었다고 보도했다.
올해 중국 경제성장이 작년보다 더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안정성장 지원 정책이 올해 7% 안팎의 경제성장률 목표를 사수하는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중국 거시경제정보망연구부 연구원 리나(李娜)는 "올해들어 경제 하강 압력이 커지고 내·외수가 부진하며 생산과잉 해소도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어 안정성장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중국의 이같은 정책 시행 배경을 설명했다.
<출처=차이나투데이(今日中國)> |
1일 국무원이 제시한 안정성장 정책 중 눈에 띄는 부분은 사회보장기금의 투자범위 확대다. 국무원은 사회보장기금의 채권 투자 범위를 지방정부 채권으로 확대, 지방채와 회사채 투자비율을 기존의 10%에서 20%로 상향조정했다.
또한 기금이 직접 지분투자 할 수 있는 대상이 이전에는 중앙관리기업의 일부 개혁 시범 프로젝트에 국한되었지만, 앞으로는 중앙기업과 그 자회사, 지방의 핵심 경쟁력을 갖춘 기업 및 우수 민영기업으로 확대된다.
기금의 신탁대출 투자 비율 상한선도 종전 5%에서 10%로 올려, 보장형 주택(저가형 서민 임대주택)과 도시 인프라 시설 등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을 확대했다. 또 사회보장기금이 은행간 예금증서에도 투자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완화했다.
국무원은 "사회보장기금은 민생보장을 위한 중요한 자금원"이라며 "적절히 기금의 투자 범위를 확대해 리스크를 분산, 투자수익을 높이고 안정성을 보장하며 기금의 가치를 증대시키는 것이 경제발전과 국민의 이익에 부합하는 일"이라며 그 취지를 강조했다.
이같은 목적 외에도 전문가들은 사회보장기금의 투자 범위 확대가 중국 경제의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되는 지방정부 부채 위험성을 낮추기 위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우한(武漢)과학기술대학 금융증권연구소 소장 둥덩신(董登新)은 "현재 주식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지만 경제 둔화세 지속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며 "향후 일정기간 정부의 정책 초점이 안정성장에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구조전환 추진 난이도가 높아지고 지방정부 부채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사회보장기금 투자 범위 확대가 투자 루트를 넓혀 리스크를 분산하고, 도시 인프라 건설과 중앙 및 민영기업으로까지 지분투자를 확대해 안정성장과 구조전환에 중요한 역할을 발휘할 것이란 설명이다.
민생(民生)증권은 2분기에 지방채 만기가 집중되어 있고, 경제 둔화와 부동산 침체 속에서 재정수입은 더욱 빠듯해 질 것이라며, 사회보장기금의 지방채 투자가 지방정부 부채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전망했다.
◆재정 효율 제고, 전자상거래 신성장 동력으로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정부 재정자금 관리의 개혁과 개선도 강조됐다. 잠자고 있는 유휴 재정 자금이 시급한 분야에 투입될 수 있도록 정부의 재정 자금 이용 효율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지방정부가 사용하지 않은 재정자금이 1조 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1.6%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이 자금이 효율적으로 사용되었다면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7.4%를 웃돌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 원인에 대해 베이징(北京)대학 경제연구센터 상무부주임 쑤젠(蘇劍)은 "지방정부의 부정부패와 직무 유기로 정부의 재정 시스템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은 탓"이라며 "안정성장을 최우선 목표로 재정정책은 자금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포커스가 맞춰졌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또 안정성장 실현을 위해 전자상거래를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국무원 회의는 "전자상거래 등 신흥 서비스업 육성은 ‘인터넷 플러스’ 액션플랜의 중요한 내용으로, 전통산업과 신흥산업의 융합 발전 촉진∙유통비용 절감∙창업장려 및 취업 확대∙소비 진작∙민생 개선∙금융활력 증대 등에 있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정부관리 및 서비스를 혁신하기 위해서는 전자상거래 발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생증권은 이러한 정부의 조치가 '향후 경제성장을 부동산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령화 가속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주택 수요 감소, 넘쳐나는 부동산 재고와 연관 산업 생산과잉 문제로 부동산은 더이상 중국 경제를 견인할 동력을 상실했다는 이유에서다.
부동산을 대신해 전통 산업과 인터넷의 융합인 인터넷 플러스, 중국 제조강국의 비전인 '중국제조 2025', 환경산업, 전자상거래가 미래의 중국 경제를 이끌어갈 신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사회보장기금 자본시장 '활력소'
사회보장기금의 투자 범위 확대는 A증시에도 이로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사회보장기금의 증시 투자에 대해 명확히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현재 A증시는 사회보장기금의 중요한 투자 영역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또한 투자 루트가 확장되면서 사회보장기금이 채권시장이나 증시, 은행간 시장에 유동성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했다.
A증시는 이미 사회보장기금의 중요한 투자 수단이 됐다. 중국 금융데이터 제공업체 퉁화순(同花順)에 따르면, 1일 기준 A증시 상장사 중 사회보장기금이 10대 주주안에 올라있는 상장사는 347개사로 집계됐다.
이들 상장사는 대부분 금융, 부동산, 화학공업, 바이오제약, 전기설비, 기계장비, 인터넷 등 분야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사회보장기금이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중국은행(中國銀行)으로, 전국사회보장기금 108조합이 2014년 4분기에 2억1000만주를 추가 매입했다. 중신증권(中信證券) 지분 2억600만주도 순매입했다.
이밖에 완커A(萬科A), 쑤닝윈상(蘇寧雲商), 소상품성(小商品城), 남방항공(南方航空), 바오리디찬(保利地產), 중티찬예(中體產業), 중국인수(中國人壽), 국금증권(國金證券) 등 50개에 육박하는 A주 상장사 지분을 모두 1000만주 이상씩 순매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사회보장기금이 인터넷, 부동산 규제 완화, 스포츠 산업 육성 등등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에 맞춰 A증시에서 가장 각광받는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 [텐센트재경=뉴스핌특약]
[뉴스핌 Newspim] 조윤선 기자 (yoon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