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도 배경 파악 분주... '루머' 민감한 개인투자자 거래 집중
[뉴스핌=김양섭 기자] 15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건강악화설(說)이 증권가에 퍼지면서 삼성그룹주들이 급등락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제일모직은 이날 장중 상한가에 도달한 뒤 9% 상승세로 마감됐다. 1% 상승세로 출발했던 주가는 오전장에서 상승폭을 키운 뒤 오후장 들어 급등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오후 2시 6분경에 상한가에 도달했다.
'이재용株'인 제일모직의 급등은 삼성그룹주를 흔들었다. 오후 2시 전후 이 회장의 건강 악화설이 증권가에 확산되면서 지배구조 이슈와 맞물린 삼성그룹주들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루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개인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몰린 것으로 추정된다.
제일모직, 삼성에스디에스, 삼성물산 등 주가가 급변했던 삼성그룹주들의 매수, 매도 1위 증권사 창구는 모두 개인투자자들의 거래가 많은 키움증권이었다. 제일모직의 이날 거래량은 265만주로 전날대비 6배로 껑충 뛰었다.
익명을 요구한 애널리스트 A 씨는 "오전장에서의 제일모직 상승은 '안 오른 시총상위주에 대한 순환매 성격'이라고 봐야 한다"면서 "이 상승세가 루머와 맞물리면서 거래가 폭발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애널리스트 B씨는 "시세가 먼저 나왔고, 이에 대한 해석으로 찾다 보니 와병설이 불거진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추정했다.일각에선 '바이오 사업 기대감이 상승 배경'이라는 해석도 있지만 급등세를 설명하기에는 다소 설득력이 약하다는 게 중론이다.
급등세를 탔던 종목들은 삼성그룹 측의 해명이 나오면서 오버슈팅(overshooting)됐던 상승세를 반납했다. 삼성측은 이날 루머에 대해 "사실 무근이다"라고 밝혔다. 제일모직은 단 20분간 상한가를 유지된 뒤 2시 26분경부터 상승폭을 줄여 고점 대비 5% 가량 빠지면서 마감했다.
이날 삼성에스디에스, 크레듀 등은 14%까지 올랐다가 5% 상승세로 마감돼 고점 대비 종가는 9% 이상 상승폭을 줄인 셈이 됐다. 삼성물산 역시 10%까지 오른 뒤 4%대 상승세로 끝났다.
일각에선 시세조종을 위해 악의적으로 루머를 퍼뜨린 것이라는 추정도 있지만, 루머의 근원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코아로직 등 이 회장의 와병설이 나올때마다 시세가 급변하는 비(非) 삼성그룹 종목들도 변동성이 확대됐다. 시가총액 200억원대에 불과한 코아로직은 '가볍게(?)' 상한가에 도달한 뒤 종가까지 시세를 지켜냈다. 다만 시간외 거래에서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코아로직은 이 회장의 부인 홍라희 여사의 친동생 홍석규씨가 회장으로 있는 보광그룹 계열사다.
반면, 이날 '이건희株' 삼성전자 주가는 제일모직 등과 반대의 시세 방향으로 움직였다. 오후장 들어 낙폭을 서서히 키우던 삼성전자 주가는 2시25분경 3% 이상 하락하면서 142만8000으로 장중 최저점을 찍었다. 종가는 일부 낙폭을 회복했으나, 여전히 전일대비 1.90%, 2만8000원 내린 144만6000원을 기록했다.
15일 제일모직 주가 1분봉 차트 <자료출처=키움증권HTS> |
15일 삼성전자 5분봉 차트 <자료출처= 키움증권HTS> |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