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장비시장 유럽 vs 중국 양분화…점유율 수성 '사활'
[뉴스핌=배효진 기자] 핀란드 통신업체 노키아가 프랑스 통신장비업체 알카텔-루슨트를 인수를 확정하면서 단숨에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 2위로 부상한다. 이번 인수로 유럽 통신업계가 저가전략과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한 중국 업체들의 추격을 따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노키아 핀란드 본사 <출처=블룸버그통신> |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 등 주요 외신들은 14일(현지시각) 노키아가 알카텔-루슨트 인수를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알카텔-루슨트는 매출 147억달러 점유율 8.7%로 중국 화웨이에 이어 네트워크·IT소프트웨어 장비 업계 3위다. 노키아는 매출 139억달러 점유율 8.2%로 4위다.
하지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양 사가 인수합병(M&A)을 완료하면 매출 286억달러, 점유율 16.9%로 단숨에 업계 2위로 올라선다고 집계했다. 1위는 매출 299억달러와 17.7%의 점유율을 기록 중인 스웨덴 에릭슨이다.
양사 간 M&A는 노키아가 주식 공개매수를 통해 알카텔-루슨트의 사업부문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노키아는 알카텔-루슨트의 기존 주주들에 1주당 0.55주를 지급할 계획이다. 인수금액은 156억유로(약 18조1331억원)로 추정된다.
기업명은 노키아를 유지하고 합병 기업의 본사도 핀란드에 두기로 했다. 리스토 실라스마 노키아 회장과 라지브 수리 최고경영자(CEO) 등 노키아 경영진이 합병사를 이끌게 된다.
그간 노키아의 인수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던 프랑스 정부가 적극 지지로 선회한 것이 M&A 협상 속도를 높이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뉴욕타임스는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양 사 CEO와 회동한 후 프랑스 재무부가 M&A 지지성명을 발표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정부가 갑자기 입장을 선회한 것은 이번 M&A로 자국의 기술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다는 배경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노키아는 스마트폰 시장에 뒤쳐지면서 실적 부진에 허덕이던 휴대폰 사업부를 지난 2013년 마이크로소프트에 매각했다. 이후 노키아는 통신장비사업 부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알카텔-루슨트 인수를 끈질기게 추진해왔다.
중국 화웨이와 ZTE중흥통신 등 풍부한 내수시장과 저가전략으로 무장한 중국 통신장비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약진하면서 우위를 보이던 유럽 통신업계가 상당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뉴스핌 Newspim] 배효진 기자 (termanter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