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신지수와 박보람, 김예림(왼쪽부터 시계 방향) <사진=로엔트리, MMO엔터테인먼트, 미스틱89> |
4월 각자의 앨범을 발표한 신지수와 박보람, 김예림은 비슷한 나이대와 여자라는 공통점 외에 한 가지가 더 겹친다. 바로 Mnet '슈퍼스타K' 출신이라는 점이다.
세 사람은 각자 '슈퍼스타K' 출연 당시였던 2010~2011년 풋풋한 미성년자들이었다. 이후 이들이 가요계 주축으로 올라서면서 아이유로 대변되는 여성 솔로 뮤지션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신지수 필두로 박보람·김예림 출격, '봄처녀' 풍년
스타트는 신지수(로엔)이 끊었다. 지난 17일 데뷔 앨범 ′20′s Party′를 발표한 신지수는 타이틀곡 ′Hey Jude′로 20대만의 고민과 사랑을 노래했다. '슈스케' 방송 이후 4년 만에 데뷔하게 된 만큼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했다. 특히 신지수는 총 6곡 중 3곡을 자작곡으로 채워 넣으며 한층 업그레이드 된 음악적 역량을 십분 발휘했다.
이후 23일엔 박보람이 컴백했다. 그는 지난해 싱글 '예뻐졌다'로 성공적인 데뷔를 치른 이후 첫 앨범을 발표하며 제대로 '연예인'으로 변신했다. 무려 30kg이 넘는 체중 감량과 본인만의 스토리텔링이 담긴 가사로 성공했던 만큼 이번에는 더 예뻐진 비주얼로 '연예인'으로 거듭나는 박보람만의 색깔을 담았다.
끝으로 김예림이 27일 세 번째 미니 앨범 'SIMPLE MIND'를 발표했다. 그의 이번 앨범에는 미스틱 수장 윤종신이 타이틀 '알면 다쳐'를 쓴 것 외에도 프라이머리, 빈지노, PJ, 샤이니 종현, 퓨어킴 등 국내 '어벤져스급' 작곡가들이 참여했다. 한층 시크하면서도 성숙해진 김예림의 목소리 역시 놓칠 수 없는 묘미다.
◆ 3인3색 다채로운 매력, 여성 솔로 뮤지션 스펙트럼 넓혔다
신지수와 박보람, 김예림의 전방위 활동이 반가운 이유는 또 있다. 꽤 오래 가요계는 실력있는 여성 솔로 기근에 시달렸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여성 솔로로 제대로 입지를 다진 이는 가수 아이유가 유일했다.
아이유는 귀여우면서도 풋풋한 소녀다움과 독보적인 가창력, 곡 해석력으로 지금의 위치에 올라왔다. 세 사람에게는 각자 다른 색깔의 비밀 병기가 있다. 이들은 아이유의 음악색과 겹치지 않으면서도 각자의 노래로 주특기를 내보이기에 최적화된 뮤지션이다.
가수 신지수와 박보람, 김예림(왼쪽부터) <사진=로엔트리, 뉴시스, 이형석 기자> |
반면 박보람은 혹독한 다이어트로 '예뻐진' 스토리가 대중에게 제대로 먹혀 들어갔다. 지난해 '예뻐졌다'의 대박이 말해주듯 환골탈태한 박보람의 비주얼과 업그레이드된 가창력은 많은 이들의 눈과 귀를 단번에 사로잡았다. 이번 곡 '연예할래'도 이 스토리의 연장선상에 있다. 실제 박보람의 이야기 같은 가사와 흠 잡을 데 없는 보컬 실력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김예림의 변신도 새롭다. 그는 기존에 비해 한층 시크하고 맹랑한 여자의 이야기를 담은 'AWOO'와 '알면 다쳐'로 무장했다. 힙합을 입은 김예림은 특유의 매력적인 목소리로 꽤 신선한 시너지를 냈다. '알면 다쳐'에서는 섹시한 골반 안무에도 도전하며 한 꺼풀씩 진짜 김예림을 내보이고 있다.
◆ '슈퍼스타K'의 끝없는 재평가…'3대 기획사' 아니라 더 반갑다
이쯤되면 '슈퍼스타K'의 재평가는 말해야 입이 아플 지경이다. 시즌2에서 시즌3까지 활약했던 박보람, 신지수, 김예림이 현재 가요계의 여성 솔로 계보를 잇고 있다. 이외에도 '슈퍼스타K'는 로이킴, 정준영, 허각, 장재인, 위너의 강승윤, 유승우 등 손으로 꼽을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히트 가수를 배출했다.
신지수와 박보람, 김예림의 음악도 '슈퍼스타K'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각각 로엔과 MMO, 미스틱89란 회사를 만났고, 각자의 색깔을 살릴 수 있었다. 최근 론칭 초반에 비해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슈퍼스타K'의 입지가 조금은 아쉽지만 앞으로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가수 박보람과 김예림, 신지수 (위쪽부터 시계 방향) <사진=Mnet 슈퍼스타K 시즌2, 시즌3> |
어쩌면 'K팝스타'가 아니라 '슈퍼스타K'라서 신지수와 박보람, 김예림을 여성 솔로로 만나볼 수 있었는 지도 모른다. 올 늦봄을 채운 이들의 독보적 음악 색깔이 유독 기분 좋게 느껴지는 이유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