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연순 기자] 최근 검찰 수사, 계열사의 유동성 위기 등으로 비상상황인 포스코가 계열사 대표 등 32명의 일괄 사표 카드를 꺼내들었다. 사내이사를 포함해 CEO(최고경영자)들의 일괄 사표로 배수진을 치고 경영쇄신에 나서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피력한 셈이다.

다만 일단 시장과 업계에선 포스코플랜텍의 신용쇼크가 그룹 전 계열사로 번질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면서 포스코의 유동성 지원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 CEO·사내이사 32명 사표 배수진…비상경영쇄신위원회 구성

포스코는 최근 검찰 수사 등으로 실추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고, 국민적 신뢰를 되찾기 위해 권오준 포스코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경영쇄신위원회'를 구성했다.

이에 앞서 권오준 회장을 제외한 김진일 사장, 이영훈 부사장, 윤동준 부사장, 오인환 전무 등 포스코 사내이사 전원과 대우인터내셔널,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 등 28개 계열사 대표들이 권 회장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대규모 사표 제출과 관련해 "사표를 냈지만 수리된 것은 아니다"면서 "배수진을 치고 간다고 의지의 표명단계로 봐야 한다"고 표현했다.  즉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경영쇄신을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의지로 이해해달라는 얘기다.

이날 발족한 '비상경영쇄신위원회'는 포스코 사내이사 전원과 주요 5개 계열사 대표들이 위원으로 참여하며 대대적이고 구체적인 경영쇄신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구조조정, 책임경영, 인사혁신, 거래관행, 윤리·의식 등 5개 분과위로 나눠 구체적인 경영쇄신 방안을 마련하고, 이사회 보고 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 앞서 포스코 사외이사들도 지난달 30일 '포스코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제언'을 포스코 경영진에게 전달하며 구조조정, 투명하고 공정한 인사시스템, 거래관행의 투명성, 무관용의 윤리원칙 등 총 4 가지 분야에서 중점적인 쇄신 추진을 요청한 바 있다.

◆ 포스코 이사회, 포스코플랜텍 문제 비공식 논의한 듯 

포스코의 대대적인 경영쇄신 방안과는 별개로 시장과 업계에선 유동성위기를 겪고 있는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포스코의 지원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포스코플랜텍의 신용쇼크가 그룹 전 계열사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날 12명이 참석한 포스코 이사회에서도 안건에는 올라오지 않았지만 포스코플랜텍의 유동성 문제에 대한 논의가 비공식적으로 오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계열사인 포스코플랜텍 문제는 이사회 안건이 아니기 때문에 가타부타 뭐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이사회에서) 논의는 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다만 포스코 이사회는 포스코플랜텍 이사회에서 유동성 문제와 관련해 충분한 논의와 입장이 정해진 후에 포스코 차원의 입장을 정리할 수 있다는 기류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포스코플랜텍이 자체 이사회를 열지 않았기 때문에 유동성 문제 등과 관련해 (포스코 이사회에서)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포스코플랜텍도 이사회가 별도로 있고 주주가 있기 때문에 플랜텍에 관여된 사항들을 이사회가 먼저 결정하지 않은 상황에서 모회사라고 해서 결정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번주 열릴 예정이던 포스코플랜텍 이사회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날짜를 잡지 못한 상태다. 다음 포스코 정기이사회는 8월이다. 포스코플렌텍 이사회가 열릴 경우 포스코는 임시이사회를 개최해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