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립률 몇 % 이상 유지 등으로 재정목표 제시 등 주장
[뉴스핌=김남현 기자]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를 독립시켜 그 권한과 책임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아울러 연금 재정목표를 ‘향후 적립률 몇 % 이상 유지’의 형태로 분명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7일 발표한 ‘국민연금 재정목표와 기금운용 지배구조 개선의 필요성’ 보고서에 따르면 기금 고갈을 막고 기금운용 선진화를 위해 이같은 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현재 기금운용의 문제점으로 ▲국민연금 재정목표 부재로 기금운용분야의 역할범위 미설정 ▲전문성 부족 ▲책무성 부족을 꼽았다.
우선 두 차례의 연금개혁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 재정의 장기적 지향점이 제시된 바 없다고 봤다. 이에 따라 기금운용 주체들에게 수익성과 안정성 조합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할 수 없는 상태라고 꼬집었다. 결국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필요한 민첩하고 신축적인 운용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대표성을 중시하는 기금운용위원회 구조도 전문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전문성을 갖춘 위원이 2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현재 기금운용위원은 보건복지부 장관과 관련 부처 차관 등 당연직 6명, 노사단체 등 가입자단체 대표 12명, 관계 전문가 2명으로 구성돼 있다.
의사결정과 감시주체가 분리되지 않은 점도 문제다. 기금운용계획의 발의와 의결이 모두 보건복지부 장관의 책임 하에 있다. 아울러 기금운용본부장은 공단 이사장의 추천으로 보건복지부 장관이 임명하고, 이사장의 지휘감독을 받는 구조다. 자산운용부서의 견제 역할을 담당하는 리스크관리 부서의 지휘감독 역시 공단 이사장이 맡고 있다. 독립성과 책무성에서 문제의 소지가 크다고 봤다.
보고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우선 수익률 제고에 국한됐던 국민연금 기금운용 지배구조 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즉 ‘향후 적립률 몇 % 이상 유지’ 형태로 개선, 상위 수준에서 기금운용의 역할범위를 설정하고 운용주체의 재량을 넓게 허용하되 한도를 정하자고 밝혔다. 그간 논의는 수익률 1%포인트 상승시 기금소진 시점이 8년 미뤄져 보험료를 2%포인트 인상하는 것과 같다는 식으로 다소 보수적인 관점에 강조점이 두어졌었다.
아울러 기금운용위원회를 민간금융전문가로 구성해 전문성을 강화하고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독립시켜 기금운용본부의 실질적인 이사회로서 감시와 통제 기능을 담당하게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감독 역시 금융부문 전문성을 갖춘 외부 감독주체가 감독케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밖에도 모호한 원칙을 축소하고 가입자 이해에 초점을 맞추고 금융시장이나 거시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내에서 재무적 목적을 달성한다는 수준에서 공공성을 재정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보고서는 “국민연금 재정목표의 정립과 기금운용 지배구조의 선진화가 필요하다”면서 “재정목표가 부여한 역할범위내에서 기금운용 전문가의 역할과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김남현 기자 (kimnh21c@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