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직-물산, 합병 비율 재산정 가능성도 높아...딜 무산돼도 물산 재평가 긍정적"
[뉴스핌=이에라 백현지 기자] 펀드매니저들은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반대 카드가 당분간 양사 주가를 끌어올리는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최근 양사 합병안 발표때부터 삼성물산 주주들의 합병 반대 가능성은 예상됐던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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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지배구조펀드 한 매니저는 "합병기준을 시가총액으로 산정하는 데 현재 삼성물산의 주가순자산배율(PBR)이 0.8배"라며 "삼성물산은 삼성계열사 지분가치도 20% 디스카운트한 상태인데다 본업 가치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주식 반대매수청구권 규모를 1조5000억원 설정한 것 자체가 삼성물산 주주들의 반대를 예상한 것"이라며 "엘리엇매니지먼트의 지분취득 공시가 단순히 투자가 아니라 경영참가 목적이라면 주가가 더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계운용사 최고투자채임자(CIO)도 "당분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주가는 큰폭의 위쪽 변동성을 나타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펀드매니저들도 두 종목 주가가 급등하면서 포트폴리오에 담을 수밖에 없었다고 평가한다.
한 대형주펀드 매니저는 "지난달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발표 이후 두 종목 모두 어마어마하게 오르다보니 어쩔수 없이 펀드매니저들이 포트에 담게 됐다"며 "현재 운용중인 펀드에도 기업가치를 보기보다 지배구조 이슈라는 테마에서 매수를 했다"고 말했다.
국내 중소형 자산운용사 한 주식운용본부장은 "제일모직이 물산을 가져가는 것은 경영권 승계 차원에서 물산을 통해 전자를 지배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삼성으로선 이번 합병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합병에 앞서 물산 주가를 눌러놓은데 대해 외국계 펀드가 제대로 경종을 울리며 사회적 이슈로 확산시켰으니 국민연금 역시 삼성측 입장을 옹호할 수만 없게 됐다"며 "당연히 주가에는 긍정적이며 설령 이번 딜이 무산되더라도 물산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귀띔했다.
한편 일각에선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비율 재산정 가능성도 적지 않을 것으로 풀이했다.
삼성그룹주펀드 한 매니저는 "합병 이후에 소액주주 가치 높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헤지펀드나 삼성 쪽을 의견이 오갈 것"이라며 "주주 행동주의 펀드가 들어온건 단기적으로 수익을 내고 나가겠다는 목적은 아닐 것 같다"고 추정했다.
다른 펀드매니저도 "이제는 기존 합병안대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할 가능성이 절반정도로 내려섰다"며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단순히 합병안에 반대하는 게 아니라 합병비율을 다시 매겨달라는 입장인만큼 (삼성그룹차원에서)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