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한 목소리, "정부가 나서야..가계부채 대안 시급"
[뉴스핌=정연주 기자] 전문가들은 11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가 '전격적'이었다고 평가하며, 이제 정부가 추경으로 경기 부양에 나서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또한 이날 이주열 한은 총재의 발언으로 국내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 인식이 확산됐지만, 메르스 등 경기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추가 인하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됐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시장은 6월 금리인하가 마지막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당초 이같은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었고 때마침 이주열 총재가 금통위 이후 기자설명회에서 따로 시간을 내면서까지 추가 인하가 가계부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데이터 디펜던스 측면에서 보면 비교적 빠르게 인하가 이뤄진 것은 사실이나 미국 정책금리와 반대로 가는 것 처럼 보이는 것은 부담이었을 것"이라며 "인하 의지가 있었고, 개연성이 충분하다면 이달 인하는 괜찮은 선택이며 먼저 인하한 이후 미국 인상사이클에 대비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미국 금리 인상이 9월로 예상되는 점을 감안한다면 통화정책 대응에 남은 시간이 촉박했다는 설명이다. 5월중 물가상승률이 소폭 상승한 점도 추가 통화정책 대응 가능성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올해 두 차례 금리 인하가 소비심리와 자산시장 회복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충분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시장 기대보다 한 박자 빠른 금리 인하가 미래 성장 기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는 최소한 향후 1년간 동결을 예상한다"며 "이제는 세수결손과 메르스 공포에 따른 내수위축을 막기 위한 추경편성 등 재정정책과 가계부채 억제라는 미시적 대응이 병행될 차례"라고 진단했다.
시장 유동성이 목까지 차오른 시점에서 금리 인하가 경기 부양에 얼마나 효과적일지에도 의구심이 크다. 이에 저금리 기조에서는 추경 효과가 높아질 수 있는만큼 정부의 추경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금리를 내린다고 해서 소비와 투자가 예전만큼 살아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금리 인하 효과가 미약하기 때문에 추경을 통해 경기를 진작시키는 것이 꼭 수반돼야 한다.저금리인 현재 상황에서는 금리 인하보다 추경효과가 훨씬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추경을 대규모로 가급적 빨리, 일회성으로 집행해야 한다. 재정확대를 한다면 경기 회복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당분간 금리 인하 대응이 어렵다고 보면서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당장 추경 실행 여부나 정도가 어느수준일지부터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메르스 확산 여부도 지켜봐야 한다. 이날 이주열 총재도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연간 3% 경제 성장이 어렵다는 점을 의식, 우려를 표했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추가인하에 대해서는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다"며 "단, 올해 경제에 대한 하방 위험이 높다는 점에서 추경까지 실시된 이후에도 3분기 지표 개선이 주춤해질 경우를 감안해 정책기대가 완전히 소멸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뉴스핌 Newspim] 정연주 기자 (jyj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