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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다중대표소송제 입법 재추진…찬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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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액주주 권리 보호 vs 투기세력 소송 남용 우려

[뉴스핌=정탁윤 기자] 모회사의 주주가 모회사 뿐 아니라 자회사 임원들의 불법·부정행위에 대해서도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다중대표소송제도 도입이 재추진된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2013년 '경제민주화' 차원에서 다중대표소송제 등이 포함된 상법개정안을 입법예고했으나 재계의 반발로 흐지부지됐다.

다중대표소송제도는 현행 주주대표소송을 확대한 규제다. 주주대표소송은 1%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가 회사를 대신해 경영진 및 이사의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말한다. 다중대표소송제도는 해당 회사 뿐 아니라 자회사에 대해서도 이사의 책임을 추궁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A사는 지분 50%를 가진 자회사 B사를 거느리고 있다. 종전 주주대표소송제도에선 A회사 1% 이상 주주는 A회사의 경영진에 대해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었다. 자회사인 B사에 대해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하려면 B사 지분 1% 이상을 갖고있어야 가능하다. 

그러나 다중대표소송제도가 도입되면 A사 주식 1%만 확보하면 A사는 물론 B사에 대해서도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된다. 과거 삼성SDS의 헐값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같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임원 상대 소송

주주대표소송제도는 지난 2013년 동양사태를 계기로 논의가 확산됐다. 동양사태로 피해를 본 주주들이 동양 계열사 임원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다중대표소송제를 도입해 소액 주주의 권리를 보호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반면 소액 주주의 권익보호보다 외국인 투기 세력이 악의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반대 입장도 만만치 않다. 소송 남용 우려도 크고, 이로인한 경영의 자율성 침해 우려도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전 원내대표인 우윤근 의원 주최로 16일 국회에서 열린 상법개정안 공청회에서 이같은 논쟁이 재점화됐다.

우윤근 의원은 "자본독점 해소를 위해,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 기업 지배구조 개선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며 "뛰어난 재벌총수 1인에 의한 독단적경영이 아니라 합리적인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는 기업으로 업그레이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우 의원은 지난달 22일 기업 경영 투명성 확보를 위해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현행 대표소송제 개선 ▲집중투표제 단계적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 선출 ▲전자투표 단계적 의무화 등의 내용이 담긴 상법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우 의원은 이같은 개정안을 당론 수준으로 채택한다는 방침이다.

기업 지배구조 투명화 차원 필요…현행법으로도 충분

이날 공청회에서도 다중대표소송제 도입에 대한 찬반 의견이 극명히 엇갈렸다. 

정재규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선임연구위원은 "모회사 이사가 자회사 이사를 겸직하는 경우가 많아 자회사 이사에 대한 모회사의 적극적 책임추궁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모회사 주주는 자회사의 경영성과에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으므로 모회사 주주에게 견제권을 부여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전영준 경제개혁연대 변호사는 "다중대표소송을 도입하는 마당에 소수 주주권 행사 대상에 자회사를 포함하는 논의도 필요해 보인다"며 "예를 들면 자회사 이사에 대한 책임을 추궁할지를 결정하기 위해 회계장부열람 등사 등이 선행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모회사와 자회사는 엄연히 법인격이 다르고 법인격은 독립성이 인정되는데 다중대표소송은 법인격의 독립성을 무시하는 것"이라며 "전통적 법인이론을 파괴하는 것으로 실정에 맞지도 않고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정우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전무도 "이사들에 대한 소송남발로 인한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소극적으로 경영하게 해 결과적으로 회사발전에 저해요소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며 "또 외국계 투기자본의 단기차익 목적의 소송 제기 등 악용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중대표소송은 세계적 추세도 아니며, 허용되는 경우에도 매우 엄격한 요건하에 운용되고 있다"며 "현행법상 구제수단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입법화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정탁윤 기자 (tac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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