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의존도 멕시코 등 라틴 아메리카로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미국 제조업 경기 회복이 아시아 주요국의 수출 경기의 반등을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셰일 가스 붐이 전반적인 수입을 위축시킨 데다 멕시코를 포함한 라틴 아메리카가 아시아의 미국 수출 시장을 파고든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22일(현지시각) 오스트레일리아 국민은행에 따르면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집계하는 제조업 지표와 아시아 주요국의 수출 경기의 상관관계가 흔들리고 있다.
무역 항만[출처=AP/뉴시스] |
올해 1~5월 사이 중국의 수출은 11.2% 늘어났다. 이는 미국 금융위기가 본격화되기 전 2007년 같은 기간 수출 증가율인 20%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지난 2월 중국의 수출이 가파르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지만 증가분의 48%가 춘절 연휴로 인해 데이터가 왜곡된 데 따른 결과로 밝혀졌다.
상황은 싱가포르도 마찬가지다. 올해 1~5월 싱가포르틔 수출은 8% 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2007년과 2010년 1~5월 각각 11%와 22% 늘어난 데 비해 크게 못 미치는 결과다.
같은 기간 일본의 수출 증가율은 6%로 2007년 1~5월에 비해 약 3%에서 늘어났지만 2010년 1~5월 30%를 넘었던 점을 감안할 때 크게 후퇴한 셈이다.
오스트레일리아 국민은행의 크리스티 탄 시장전략 헤드는 “아시아 지역의 경제가 미국의 경기 회복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한 상황”이라며 “수출 주도의 회복이 과거만큼 강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아시아보다 미국에서 비롯된 결과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금융위기 이후 회복 과정에 해외 수입보다 국내 수요가 더 크게 늘어났고, 수입 의존도가 아시아에서 인근 라틴 아메리카 국가로 옮겨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미국 경제가 제조업보다 서비스 중심의 구조로 전환하는 상황도 아시아 경제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임금 상승과 부의 효과가 소비를 늘리기보다 부채 축소에 동원되는 점도 이번 경기 회복이 아시아 수출 증가로 이어지지 않은 요인으로 꼽힌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기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