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측면 등 하루아침 해소는 부담…롯데 측 "장기적 지배구조 단순화 방침"
[뉴스핌=함지현 기자] 유통공룡 롯데가 대기업 집단 순환출자 고리의 대부분을 차지하면서 "개선 의지가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하루아침에 순환출자 해소가 쉽지 않은 만큼 무조건적인 비난은 지양해야 한다는 반론이 업계에서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가 30일 발표한 '2015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하 ′대기업집단′) 주식소유 현황'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순환출자고리는 총 416개로 전체 대기업 집단 순환출자 고리(459개)의 90%를 차지했다.
순환출자 고리 수도 신규 순환출자 금지제도가 시행된 지난해 7월25일 417개에서 416개로 1개 줄었다. 지난해 10월 17일 롯데DF글로벌이 부산롯데호텔 지분의 0.004%규모인 주식 1000주를 3900만원에 부산롯데호텔에 매각한 결과다.
공정위측은 "롯데의 경우 개선의지가 상대적으로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직격했다.
이에 대해 롯데측은 "대기업들이 작은지분으로 계열사의 경영권을 소유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지배구조를 단순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순환출자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과거 순환출자를 용인해줬고, 그에 기반해 수십년간 사업 규모를 키워왔기 때문에 하루 아침에 이 문제가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롯데그룹은 인수·합병(M&A)을 통해 급속도로 성장한 기업이다. 각 계열사들의 투자를 통해 신규 법인을 설립하면서 지배구조도 복잡해졌다. 다만 당시 이같은 순환출자는 규제 대상이 아니었다. 마치 과거 다운계약서 체결이 관행처럼 이뤄졌지만 최근 들어서는 인식이 바뀌면서 청문회의 단골 지적사항으로 등장하는 것과 비슷하다.
최근 순환출자가 재벌 총수가 적은 지분만으로도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데 악용된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정치권은 신규순환출자 금지제도를 시행했다. 기존 순환출자는 자율적으로 해소할 것을 권하고 있다.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비용적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비용 부담은 전제돼야 하지만 사업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적절한 수준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주식거래 등이 이뤄져야 하므로 비용이 발생한다. 롯데는 지난해 약 9만개이던 순환출자고리를 400여개로 줄이면서 2500억원의 비용을 지불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순환출자는 단순히 줄이고 싶다고 줄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지분을 가져와야 고리가 끊기는 것이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발생한다"며 "단기간에 없애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함지현 기자 (jihyun031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