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야할 산이 많다?=반등 빌미될 재료 많다!'
[뉴스핌=박민선 기자] 추락하던 현대차 주가에 조금씩 빛이 들기 시작했다. 기세등등했던 제약·바이오주가 최근 한풀 꺾이면서 시장 주도주 입지가 흔들리자 생기자 그간 소외됐던 현대차 등 극도로 저평가된 대형주에 대한 관심이 모아진다.
아직까지 현대차는 약세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장기 레이스를 준비하는 선수(!) 사이에서 현대차가 언급되는 횟수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다.
물론 내수 시장에서 수입차들의 맹공,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량 부진, 환율을 비롯한 각종 매크로 지표 등 해결돼야 할 재료들이 산적해 있다. 하지만 뒤집어보면 이들 중 어떤 부분에서든 개선세가 나타난다면 반등의 발판이 될 수 있는 재료는 산재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13일 오후 2시30분현재 현대차 주가는 12만6000원. 지난 2012년 5월 기록한 주당 27만2500원의 최고가 대비 반토막 이상 추락해 있다. 어느새 현대차의 주가수익배율(PER)는 3.5배 수준까지 떨어졌고 주가순자산배율(PBR) 역시 0.61배에 불과해 국내 증시에서 가장 저렴한 주식 중 하나가 돼 버렸다.
◆ "극단적인 저평가 국면, 매수 부담 '제로'"
최근 증권가에서 일고 있는 현대차 매수 추천 목소리의 포인트는 그것을 이야기하는 세력의 범위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기존에도 가치투자를 표방하는 펀드매니저들 사이에서 현대차의 반등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있어왔지만 최근 제3의 영역에서도 이같은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는 것.
A투자자문사 대표는 "지난 2년 반동안 현대차가 정말 좋지 않은 흐름을 보였지만 올해 여름을 끝으로 다시 반등의 시기가 올 것을 대비해 차분히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 가운데 이정도로 저렴한 기업이 또 어디 있겠느냐"면서 "시장의 흐름은 언제나 바뀌기 마련이고 PBR 0.6배 수준이라는 말도 안 되는 주가는 매수 타이밍으로 삼기에 절대 부족하지 않은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글로벌 5대 자동차 업체들의 최근 12개월 예상 PER(로이터 기준)을 살펴보면 1위 기업인 도요타가 11.42배를 기록 중이며 GM은 14.41배 수준이다. 이어 폭스바겐과 르노닛산은 각각 8.76배, 12.84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글로벌 시장에서 5위를 기록 중인 현대차의 PER은 6.50배에 불과하다.
PBR(주가순자산비율) 기준으로 보더라도 이들 기업이 모두 현대차보다 두배 가량 높은 1.06~1.49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저평가 국면이 장기화되자 외국인 투자자들의 포지션에도 조금씩 변화가 일고 있다.
지난 6월 한달간 현대차 주식 1515억원 가량을 팔며 순매도 포지션을 취하던 외국인이 이달 들어 순매수세로 돌아서면서 400억원 이상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다. 연초 이후 기준으로도 외국인은 사실상 현대차 주식을 팔기 보다는 180만주, 3523억원 가량을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B사 펀드매니저는 "신모델 출시 시즌이 다가오고 이들을 중심으로 중국 시장에서 판매 성과에 회복 조짐이 나타난다면 주가의 반등 가능성은 충분하다"면서 "머지 않아 시장의 흐름이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최근 들어 조금씩 사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C사도 "현대차는 극단적인 저평가 영역에 진입해 있다"며 "추가 하락세를 보이기보단 하반기 신차 효과의 발생, 환율여건의 개선, 예상보다 약한 노조관련 이슈 등의 계기들이 마련되어 진다면 충분히 반등은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다만 실질적인 주가 반등의 모멘텀을 잡기 위해서는 현대차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량 개선 흐름은 좀 더 지켜볼 필요도 있다. 폭스바겐, GM과 더불어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3위권을 유지하던 현대차가 저가 경쟁력을 앞세운 로컬 업체들의 가파른 성장세에 쫓기며 급격한 위축 흐름을 보이고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시장에서 SUV 차량의 성장률이 전년대비 38% 수준인 반면 세단은 마이너스 흐름을 나타내고 있어 결국 중국에 맞는 신형 SUV 출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며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아반테 모델도 로컬업체들의 침범으로 급격한 판매량 감소를 겪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결국 중국형 SUV 신모델을 출시하는 것이 가장 빠르지만 이것은 시간이 소요되는 부분"이라면서 "폭스바겐 등 경쟁업체들이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어 현대차도 가격책정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