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롯데 대표 취임…경영승계 마무리 단계
[뉴스핌=한태희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공식적으로 일본 롯데그룹 최고경영자(CEO)에 오르면서 한·일 양국 롯데그룹의 경영권을 갖게 됐다.
롯데그룹은 일본 롯데홀딩스가 지난 15일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참석 이사 전원 찬성으로 신 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16일 밝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일본 롯데홀딩스는 일본 롯데그룹의 지주회사다. 때문에 재계에선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가 된 것을 경영 승계 마무리 수순으로 보고 있다. 신 회장은 신격호 총괄 회장의 차남이다.
신 총괄 회장의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일본 롯데 부회장 자리에서 해임됐다. 이어 지난 1월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에서도 물러났다. 이를 두고 신 전 부회장이 그룹 승계 과정에서 밀려난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후 일본 롯데그룹은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사장 체제로 운영됐다. 신 회장이 일본 롯데와 거리두기를 했던 것. 신 회장의 일본 롯데 업무에 관여할수록 형제 간 경영권 다툼으로 비춰질 수 있어서다.
대신 신 회장은 롯데그룹 전체와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 지배력 강화에 나섰다. 그는 지난 3월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롯데호텔 등기이사로 이름을 처음으로 올렸다. 롯데호텔은 일본롯데와 한국 롯데그룹을 연결하는 핵심 계열사로 꼽힌다. 롯데호텔은 국내에서 롯데쇼핑 주식 8.83%, 롯데칠성 5.93%, 롯데제과 3.21%, 롯데리아 18.77% 등 그룹 내 주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어 그는 부산롯데호텔 이사에도 선임됐다. 부산롯데호텔은 롯데리아 11.79%, 롯데캐피탈 11.47%, 롯데푸드 4.76%, 롯데쇼핑 0.78% 등 계열사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국내 그룹 지배력을 강화한데 이어 이번에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자리까지 차지하며 경영권 승계는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롯데그룹 측은 "이번 이사회 결정은 신 총괄회장의 뜻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후계구도 정리는 신 총괄회장의 '실적주의'와 무관하지 않다는 진단이 나온다. 그동안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의 경영실적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지난 2013년 기준 한국 롯데가 74개 계열사에 매출 83조원을 기록한 반면 일본 롯데는 37개 계열사에 매출 5조7000억원가량에 머물렀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선임으로 경영승계 작업은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